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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5일 목요일

어린 신랑 -14 -고전

“옛다. 이제부터 네가 관리하렴.”

최소연은 얼른 무릎을 꿇고 앉았다. 조심스럽게 내미는 손이 조금씩 떨렸다. 김씨부인이 최소연에게 건네는 것은 고방 열쇠였다. 고방 열쇠. 그것은 한 집안의 안주인이 보관하는 것이다. 즉,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 고방 열쇠를 줄 때는 자신의 권력을 물려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번 권준식의 일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는지 김씨부인은 선뜻 고방열쇠를 큰며느리한테 넘기기로 결심한 것이다.

“감사합니다. 어머님,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응. 그래야지.”

김씨부인은 최소연의 등을 두드려 격려해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갔다. 방에 남겨진 최소연은 물끄러미 자기의 손에 들린 고방 열쇠를 내려다 보았다.

‘내가 이 열쇠를 받을 자격이 있을까?’

최소연은 한참 동안을 물끄러미 열쇠를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일식경(밥 한끼를 먹을 시간)이나 지났을까. 최소연이 방을 나왔다.
그리고 시어머니의 방으로 걸어갔다.

박보희는 아침 식사 후 설거지를 마치고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서방이 요절하여 평생 남자의 체취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는 청상과부로 늙을 줄 알았는데 남편보다 훨씬 젊은 새서방이 생겼으니... 그녀는 요 며칠 동안 가랑이 사이를 시원하게 뚫어 준 살방망이에 그 동안 쌓였고 맺혔던 것이 모두 날아가버린 기분이었다. 반면 그녀의 옆에서 일을 돕고 있는 송가영의 얼굴은 어둡고 침울했다.

‘호호 그럴테지, 동서 미안해. 하지만 어쩌겠어 도련님이 내가 좋다는데.’

그녀가 부엌에서 나와 자기 방으로 돌아갈 때였다. 방문 앞 섬돌에 서있는 최소연이 보였다.

“어머 형님, 무슨일이에요? 아까 어머님이 찾는 듯 했는데...”

“이보게 동서 할 말이 있네.”

“어머 무슨말일까?”

박보희가 말하는 어조는 약간 비아냥거리는 듯한, 놀리는 듯한 것이었는데 그것은 너와 나는 단지 그냥 동서가 아니라 육봉동서가 아니냐. 무슨 그리 엄격한 표정으로 체면을 차리냐. 하는 뜻이었다.

“자네 나갈 차림을 하게. 월정사에 가야겠네.”

“뭐 뭐 뭐라구요? 월정사라니요 형님?”

“우리가 권씨 집안의 며느리로서 지아비가 돌아가셨는데 부처님께 절 한번도 제대로 올리지 않지 않았는가. 지금 이길로 떠날 차비를 하게.”

박보희는 일순 당황하고 말문이 막혀 눈만 동그랗게 뜨고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월정사에 가면 꼬박 백일은 기도를 하고 와야하는데 백일 동안 수절 생활을 하라고?

박보희는 잠시 생각해 보고는 이것이 최소연의 농간이라고 생각했다.
화가 치밀어 올라 존대를 빼먹고 막말을 했다.

“어것봐요. 내가 월정사에 가있는 동안 혼자 재미를 볼려고...”

“물론 나도 같이 갈 것이야!”

박보희는 다시 말문이 막혔다. 이년이 미쳤나. 갑자기 죽은 서방에 대한 죄책감이 들었으면 혼자서 절하러 갈 일이지 왜 물귀신처럼 날 끌어들여. 그래, 시어머니한테 절을 하라는 명을 들었구나, 혼자 가 있는 동안 나 혼자 재미보는 꼴을 못봐서 그렇구나. 이런 여시같은 년.

“전 안가요.”

“이미 어머님께 말씀 드렸네. 자네와 내가 같이 가겠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차비를 꾸리게.”

“내가 왜 가야하는데요?”

최소연이 잠시 침묵하며 손아랫동서를 한동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빙빙 돌려 말할 것 없지. 내 솔직히 말하겠네. 우리 둘 때문에 도련님이 아직 초야를 못치루고 있어. 자네는 양심에 찔리지 않는가?
만약 자네가 가지 않는다면 내 어머님께 그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고백하고 스스로 자결을 하거나 만약 어머님이 살려주시면 절에 들어가 비구니가 되겠네. 자 어떡할텐가.”

박보희는 최소연의 말을 듣고 처음에 코웃음을 쳤다. 어디 허풍을... 어떻게 스스로 자백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말도 안돼는 소리. 그냥 위협하려고 하는 소리지.

하지만 최소연의 표정을 가만히 살펴보는 동안 문득 이 미친 계집이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융통성이라고 손톱만큼도 없는 계집이 아니었던가. 바보같이 뒤늦게 죄책감이 들어 파멸에 구렁텅이로 기어들어가겠다고 결심했다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덕분에 애꿋은 자기도 망하는 것이고.

박보희는 갑자기 초조해져서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생각해보니 이제 시동생과 합방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가 아니었다. 이 미친 손윗동서를 잘 구슬려서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것이 더 급했다. 잘못하면 한방에 망하는 수가 있는 것이다.

“아... 알았어요. 같이 가죠.”

최소연은 박보희가 등을 돌리고 걸어가자 그제서야 참았던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녀는 성질이 드센 박보희가 어긋장을 내밀고 나오면 어떡하나 내심 고민했던 것이다. 자백을 한 뒤 자결을 하거나 비구니가 되겠다는 극단적인 위협이 겨우 통했나 보다. 최소연은 다시 한번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백일 동안이나 시동생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은 그녀로서도 아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옳은 것을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아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정이라는 것이 옳은 길로만 가는 것은 아니니까.

권준식은 아침을 먹고 푹 자고 점심에는 사골 국물을 마시고 또 푹 자고 저녁에는 인삼을 다려먹고 다시 휴식을 취했다. 아직 어려서인지 하루 종일 보약을 먹고 휴식을 취하자 헬쓱해졌던 얼굴이 다시 정상을 찾았다. 그 뿐이 아니라 인삼의 열기가 온몸에 퍼져 가만히 앉아 있는데도 불쑥 불쑥 자ㅈ가 빳빳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 또 커졌네, 오늘은 세 번이고 네 번이고 계속할 수 있겠다.’

초저녁에 몰래 큰형수의 방으로 갔는데 이게 웬일인가 방이 휑하니 비어 있는 것이 아닌가. 권준식은 아침을 먹고 잤기 때문에 그동안 형수 둘이 월정사로 떠났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작은형수의 방으로 갔는데 역시 방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다가 마침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점순이를 발견하고 물었다.

“이봐라 점순아. 형수님들이 어디 마실 나가셨냐?”

“어머 도련님 모르고 계셨어요? 큰 아씨 작은 아씨 두분이 함께 백일기도를 드리러 월정사로 가셨어요.”

“백일기도?”

“예.”

권준식은 황당해서 입을 딱 벌렸다. 백일기도라니 갑자기 웬 백일기도. 권준식은 자꾸만 빳빳해지는 자ㅈ를 점순이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얼른 그 자리를 피해 나왔다. 어슬렁거리다가 누나의 방으로 갔다. 방안으로 들어가 누나를 불렀다.

“누나 나 왔어.”

“아, 준식이구나.”

남매가 잠시 마주보고 앉아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윽고 권준식이 손을 뻗어 누나의 저고리 고름을 잡고 잡아당겼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권소란이 동생의 손을 잡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닌가. 권준식이 의아해 하며 쳐다보자 권소란이 말했다.

“잠깐만, 너 밤마다 나한테 오느라 색시한테 소홀한 것 아니니? 오늘 낮에 보니 네 색시의 얼굴이 너무 어둡고 음울해서 차마 쳐다 볼 수가 없더라.”

“......”

“색시하고는 밤에 잘 되니? 왜 그렇게 네 색시의 얼굴이 어두운지 모르겠다. 혹시 무슨 걱정이라도 있는지 한번 물어보려무나.”

“누나... 나 아직 색시하고는 한번도 안해봤어.”

권소란의 눈이 둥그렇게 떠졌다.

“뭐? 왜? 왜 안했는데?”

“그... 그게 형수 둘이랑 하다가 보니... 그리고 누나도 있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이런!”

권소란은 갑자기 모든 의문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왜 동생의 색시가 그렇게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두 올케가 갑자기 월정사로 떠났는지.

‘그래 아마도 큰올케가 준식이 더러 색시랑 합방을 하라고 집을 떠난 모양이군.’

권소란은 전부터 큰올케 최소연을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일로 더 호감이 가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해서는 안될 일이지만 이미 시동생의 육봉 맛을 보았는데 미련을 딱 끊고 절로 떠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문득 생각해보니 자기도 큰올케의 뜻을 따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소란은 마음을 다잡아먹고 말을 꺼냈다.

“준식아.”

“응.”

“앞으로 5일 동안은 나한테 오지마. 내가 아무리 급해도 네 색시만큼은 아니야. 넌 네 색시를 가장 먼저 챙겨야지 다른 계집들 품을 돌아다니며 네 색시를 괄시하면 어떡하니. 너 나중에 늙어서 후회한다.
응? 자, 오늘밤에는 색시를 반드시 안아주도록해.”

권준식은 누나를 보자마자 아랫도리가 불끈 팽창해서 당장이라도 누나를 껴안고 육동에 삽입을 하고 싶었지만 누나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고는 누나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자기가 너무 잘못한 것이다.

“알았어 누나.”

권준식은 결국 누나 방에서도 성욕을 풀지 못하고 똥마린 개마냥 사추리를 움켜쥐고 끙끙대며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방으로 돌아오니 송가영이 이미 저녁 일을 마치고 돌아와 있었다. 다소곳이 앉아 옷감을 들고 바느질을 하다가 권준식이 예상외로 초저녁에 방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 놀라 그만 바늘에 손가락을 찔렸다.

“아야!”

손가락에 핏방울이 맺혔다. 손가락이 바늘에 찔려서 아파서였을까?
권준식을 쳐다보는 송가영의 커다란 눈에 그렁그렁하게 눈물이 맺혔다.

권준식은 약간 원망스러운듯한, 서러운듯한 색시의 눈물 맺힌 그렁그렁한 눈을 보고 당황하고 어색해서 어쩔줄 몰라하며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심스럽게 방에 앉았다. 송가영은 이내 고개를 푹 숙이고는 권준식을 외면해 버렸다. 바느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듯이 입에 물고 있던 손가락을 빼어 재게 바늘을 놀렸다.

권준식은 색시가 토라져 있음을 알고 쉽게 말을 붙이기가 힘들어 쩔쩔 맸다. 이미 세 여자의 몸을 드나든 경험이 있었으나 정작 색시하고는 쉽게 친해지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권준식은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해야하지?’

누나나 형수들이라면 그냥 품에 껴안고 옷을 벗긴 후 합방을 시작하면 그만이었다. 어려울게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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