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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2일 목요일

정숙한 누나의 야릇한 교성 -1부

“괘앵-.”
오늘 밤에도 어김없이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혼자 사는 자취생 잠 못 들게 하는 암고양이의 교미소리다. 갓난아기가 우는 듯한 그 소리는, 있는 짜증 없는 짜증 다 우려낼 듯한 소리다.

지난 여름, 그러잖아도 열대야로 제대로 잠도 못 잤는데 그 놈의 고양이 때문에 아르바이트 가서 맨날 졸기만 했다.
주인아저씨가 인간성 좋았길래 망정이지, 짤릴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참다못해 난 조카의 BB총을 빌렸다. 그런 장난감 총으로 뭘 할 수 있겠냐고 의심을 품을지 모르겠지만, 이거 생각 외로 파괴력이 대단하다. 유리병을 박살 낼 정도니까. 뭐, 그렇다고 BB총으로 고양이를 죽일 생각까지는 없다. BB탄에 몇 번 맞고 고양이들도 내 자취방 근처는 교미할 장소로 적당치 못하다는 걸 깨닫고 다른 데로 가기를 바랄 뿐. BB탄을 스무 발 정도 채워 넣고 자취방을 나섰다.

아직까지 그놈의 고양이들은 교미하는데 정신을 빼놓고 있는 모양이다.
그 아기 울음소리는 여전히 골목을 울리고 있었다. 무슨 첩보 영화라도 찍는 양, 나는 총을 들고 어두운 골목길을 더듬었다. 아무 고양이라도 눈에 띄면 바로 BB탄을 갈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대체 어디서 이 놈들이 교미하는지 방향이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때였다.

“아, 아-.”

고양이들이 교미하는 소리와 섞여 한숨 섞인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어느 남자나 마찬가지겠지만 이런 소리에는 바로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나는 어느 새 고양이를 쫓아내야겠다는 본연의 임무는 망각한 채 여자의 탄식소리가 들린 곳을 찾아 헤매었다. 의외로 진원지는 내 자취방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옆집 하숙집 2층이었다.

‘어? 거기는 일문과 용희 누나 방인데?’

나는 장난감 총을 주머니에 쑤셔넣고 살며시 계단을 올랐다.
바로 거기에 내가 그토록 증오하는 고양이들이 열심히 교미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내가 그 신음소리를 듣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BB탄을 고양이들한테 난사했을 테지만, 지금은 고양이 잡는 것보다 신음소리의 현장을 잡는 것이 더 중요했다.

난 살며시 카메라폰을 꺼내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을 지웠다. 이제 여기에는 생생한 현장의 모습이 담길 터! 게다가 내 카메라폰은 소리 나는 최신기종보다 한 단계 낮은 것이라 은밀하게 찍을 수 있었다. 발소리를 죽이고 창가로 다가갔다.
고양이들은 내가 나타나자 교미를 중단하고 딴 곳으로 가버렸는데, 덕분에 창가에서 새나오는 신음소리가 더욱 잘 들렸다. 자, 이제 누가 용희 누나와 화끈한 작업을 하는지 살펴볼까?

‘오, 이건!’

3Cm 가량 열린 창문으로 보이는 광경은 내 동공을 크게 확대시켰다.
용희 누나 방에는 누나 외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누나 혼자 자위하는 건 결코 아니었다. 누나 다리 사이에는 하얀 고양이가 재롱을 떨고있었다. 나는 침 삼키는 소리마저 들릴까봐 조심스레 침을 삼키고 연실 누나 방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찍어댔다. 누나의 왼손에는 긴 대롱이 달린 플라스틱 물통이 들려 있었고 오른손으로는 연실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긴 대롱 끝에서는 하얀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그건 아무리 봐도 우유처럼 보였다. 대롱 끝에서 나오는 우유는 누나의 보들보들한 검은 잔디밭을 적시며 선홍색 골짜기를 타고 흘렀다. 하얀 고양이는 바닥에 뚝뚝 떨어진 우유를 핥아먹었다.
그것도 할짝할짝 소리가 나도록!
고양이의 우유 핥는 소리와 더불어 누나의 신음소리가 장단을 맞추며 넘실거렸다.
미간은 잔뜩 찡그리고 있었지만 신음소리가 배어나오는 입술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우유가 담겨있는 플라스틱 물통은 누나의 몸짓처럼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고, 우유에 적셔진 하얀 허벅지는 벌렸다 오므렸다 하면서 곧 다가올 절정을 예감하고 있었다.

“아앙, 아앙, 헉헉!

목구멍 깊은 곳에서 쥐어짜는 듯한 소리가 쏟아져 나오며 누나는 거친 숨을 진정시켰다.
절정과 같이 쏟아져 나온 누나의 골짜기의 물을 뒤집어쓴 고양이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수염에 묻은 끈적한 물을 털어냈다. 그와 더불어 내 카메라폰에도 알짜배기 사진들이 저장되어 있었다. 들키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 나는 고양이처럼 조용조용, 살금살금 용희 누나의 창가를 떠났다.

하지만 있는 힘껏 텐트를 친 사타구니 때문에 걷기가 쉬운 노릇이 아니었다. 마치 포경수술 직후 병원을 나온 놈처럼 엉거주춤한 자세로 간신히 내 자취방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다음 날, 뜬눈으로 밤을 지샌 나는 수업 들어갈 일이 걱정이었다.
용희 누나야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나의 뇌리 속에 맴도는 영상을 떨쳐낼 수 없었다. 학과는 다르지만 일본어회화를 같이 듣고, 제법 친한 사이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다. 억지로 수업에 들어갔다.

나를 발견한 용희 누나는 평소처럼 인사를 했지만 난 어젯밤의 광경이 떠올라 순식간에 텐트가 부풀어 올랐다. 가방으로 적당히 앞을 가리고 몸이 안 좋아 그냥 가야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교수님은 시뻘겋게 충혈된 내 눈을 보고 가도 좋다고 하셨다. 그날 수업을 몽땅 제끼고 낮잠으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내내 이상한 꿈만 꾸느라고 제대로 잔 것 같지도 않았다. 저녁까지 뒹굴고 있는데 뜻밖에 용희 누나가 찾아왔다.

내가 너무 아파 보여서 그냥 들러 봤다고 했다.
하지만 누나 얼굴을 보자마자 내 심장은 뛰기 시작했고 낯빛은 붉게 변해갔다. 더불어 눈치 없이 텐트는 하늘이라도 치를 양 치솟기 시작했다. 누나는 내가 너무 아파 보인다며 몸조리 잘하라며 이만 가려고 했다.

"누나, 이것 좀 봐줘요."

미친 듯이 솟아오른 내 가운데 텐트가 나의 이성을 마비시켜버렸다. 나는 겁 없이 카메라폰을 내밀었고 간밤에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사색이 되어버린 누나의 표정, 누나는 당황한 순간에도 그 사진들을 지워버리려는 순발력을 부렸다.
하지만 나는 얼른 카메라폰을 빼앗았다.

"너, 왜 이래? 나한테 뭘 바래?"

두려움에 질린 누나의 표정을 보고 점점 나는 이상한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뭐, 별 거 아니에요. 내 소원 들어주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으면 인터넷에 뿌려야지." 
"신고할거야!"
"많은 사람이 누나의 실체를 다 알고 난 다음에야, 날 교도소에 집어넣은들 무슨 소용이겠어요, 안 그래요?"
"너, 왜 그래?"

 나는 누나한테 바짝 다가가 소곤거렸다.

"아무래도 고양이보다 내가 훨씬 나을 것 같은데. 나 어때요?"

그러자 누나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날 노려봤지만, 이내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 대신에 '그건' 내가 땡길 때만."
"엥? 난 지금 너무나 땡기는데?"
"지금 너무 놀라서 할 기분이 안 생겨. 내일 내 방으로 와. 카메라폰 꼭 들고."

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몰랐다.
입안은 계속 마르고 심장은 마구 두근거렸다. 하루 해를 넘기기가 이렇게 지루할 줄이야. 드디어 누나가 약속한 시각, 그 전에 난 샤워를 하고 누나 방을 찾았다.

"왔구나. 카메라폰은 가져왔어?"

난 고개를 끄덕이며 누나 방으로 들어갔다.

"좋아. 네 입으로 고양이보다 훨씬 나을 거라고 했으니까 그 말을 지켜. 그리고 우리의 섹스는 내 의지대로 할 거야. 왜냐하면 임신을 피하기 위해서야. 알았지?"

난 수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섹스를 위해 서라면 지금 당장 아무거나 할 것 같았다.
누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드디어 입고 있던 반바지를 벗었다. 누나가 어떤 팬티를 입고 있을까 궁금했던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뜻밖에도 반바지 속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어제 침을 삼키며 구경했던 그 보들보들한 까만 잔디밭이 수줍어하는 두 손 사이로 엿보였다. 누나는 의자에 앉으며 팔걸이에 한쪽 다리를 살짝 걸쳤다. 까만 잔디밭 사이로 붉은 석류가 벌어지며 촉촉한 속살이 형광등 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그때 누나가 부끄레 말을 꺼냈다.

"이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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