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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6일 화요일

여직원 괴롭히기 -16부

전화벨 소리에 눈을 뜬다. 눈을 비비며 시계를 바라보니 시침이 자정을 가리킨다. 지난 저녁, 번영회 총무를 안아 들고 오입을 하는 바람에 그랬는지 아직도 팔이 불편하고 자고 난 뒤가 개운치 못하다.
휴대폰을 보니 김과장 부인의 전화번호가 찍혀있다.



“응...... 마누라......”



“당신이에요?”



“응...... 내일 일찍 나가야 할 텐데 안자고 무슨 전화야? 이 시간에......”



“아유, 나 정말 미치겠어요. 어쩌면 좋아요?”



“왜? 무슨 일인데......”



“저 인간이 글쎄...... 우리 코너 볼 계집애를 불러들여서......아유 기가 막혀......”



“에이...... 씨바...... 난 또 뭐라고...... 서로 간섭 안 하기로 하고선......”



“아이 참, 그게 아니라니까...... 애들이 학원에서 오는 것도 모르고 문 열고 그 짓을 하다가...... 애들이 다 봤단 말이에요. 지금 애들은 방문 잠가 버리고 나오지도 않고......”



“아...... 거 참...... 조심 좀 하지. 당신은 뭐 하고 있었는데......”



“난 내 방에서 T.V 보고 있었어요. 벌써부터 둘이 그런 것 같아서 애들 조심하라고 말을 했는데도......”



“애들 좀 잘 달래 봐. 씨바...... 기왕 그렇게 된 것 할 수 없잖아. 애들도 중학생이면 알 거 다 아는 나이니까......”



“내 말이라고 듣겠어요...... 저걸 봤으니 눈치로 우리 사이도 짐작할 텐데...... 그동안 당신하고 내 방에서 둘이 있는 것도 애들이 많이 봤잖아요.”



“그래도 우린...... 애들한테 그런 모습은 안 보여줬잖아?”



“아이 참...... 그건 당신 생각이지요. 요즘 애들이 얼마나 영악한데......”



“그래, 차라리 잘 됐는지도 몰라. 애들이 영악하면 상처 덜 받아서 오히려 다행이고...... 알아듣게 일단 당신이 잘 말해 줘. 지금은 당장 놀라서 그러겠지만, 엄마 아빠가 이혼하고 떨어져 살기를 원하지는 않을 테니까...... 사실대로 말해줘.”



“내가 입이 안 떨어질 것 같아서......”



“그리고 나는 외삼촌처럼 생각하라고 그래. 엄마 아빠도 항상 곁에 있겠지만 혹여 아빠의 후원이 어려워지더라도 내가 항상 후원자로 있어 줄 테니까 불안해하지 말라고 하고......”



“당신 정말 그래줄 수 있어요?”



“그럼...... 내 구멍에서 나온 녀석들이니 내 새끼나 다름없잖아. 하하하......”



“아유 참...... 장난하지 말고......”



“장난 아니야. 애들이 영 머쓱해 하면 당분간이라도 김과장하고 계집애를 따로 내보낼까?”



“왜...... 어디 보낼만한 곳이라도 있어요?”



“인천 어디쯤인 모양인데...... 아직 정확한 건 아니고, 알아보는 중이야. 일단 애들 말부터 들어 봐. 계집애들이라 아빠 얼굴 보기 민망해 할 수도 있으니까......”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아침에 일찍 나올 거죠?”



“응...... 이따가 의왕에서 보자. 그리고 며칠 지난 뒤에...... 애들은 그때 한 번 보자고......”



“네, 주무세요. 여보...... 미안해요.”



김과장의 부인은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강주에게 또박또박 여보라고 부르며 애정표현을 잊지 않고, 강주도 그런 그녀가 어쩐지 밉지 않아서 그저 하는 대로 내버려두지만 김과장의 어이없는 실수로 자칫 잘못하면 우습게도 부양가족이 생기게 되어 버렸다.



“소장님, 점심 식사 하셨어요?”



“아니. 아직......”



“어머! 어떻게 해요? 바빠서......”



“할 수 없지요. 한 끼 안 먹는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진정씨가 저 쪽 계산대에 붙어서 포장 좀 해요.”



“네, 알았어요. 그래도 잠시 가서 식사부터 하세요.”



“진정씨는 했어요?”



“네, 저희들은 모두 했어요.”



“그래요. 그럼 나도 틈 봐서 다녀올게요. 희숙이도 식사했으면 계속 안내방송 좀 더 하고......”



“네.”



“두시 매출 나왔나?”



“삼천이요.”



“알았어. 자, 너희들은 뛰고...... 뛰어. 어슬렁거릴 시간이 어디 있어?”



강주는 안내 데스크로 담당들을 소집하더니 한참동안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바삐 식당으로 걸음을 옮긴다.



“소장님, 이제야 식사하세요?”



“네, 제가 차려 먹을 테니까요. 아주머니들도 간식 준비하실 최소인원만 남고 모두 나가셔서 계산대 포장 좀 도와주세요. 간식도 모두 셀프서비스로 준비하시고 ”



“네, 알겠습니다.”



굵직한 거의 모든 거래처로부터 증정품을 제공 받아 경품과 할인을 하고 시중 사대 일간지에 수십만 장 전단지를 돌려 의왕시민 모두가 오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호황이다. 청과 야채는 농수산물 시장 중매인 사무실에서 직접 나와 실시간 주문을 넣고 있을 정도로 눈코 뜰 새가 없고 창고 하역장에는 계속 화물트럭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강주는 매장 곳곳을 돌면서 진열상태를 점검하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종갓집 며느리가 큰살림을 살아서 손이 크듯이 영업소를 관리하는 소장들도 큰 매장을 관리하고 오픈 매장을 경험한 사람이 남다른 법, 강주와 희숙이는 마치 오래 전부터 같이 일을 한 사람들처럼 손발이 척척 맞는다. 집안에 가풍이라는 것이 있듯이 한 회사 한 조직에서 숙달된 사람들이라서 그런 호흡이 나오는 모양이다.
방송으로 강주를 찾는 희숙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매장 내에 소장님 계시면 안내대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강주는 지체 없이 손님들 사이를 뚫고 계산대 쪽으로 달린다.



“응. 왜?”



“손님이 오셨습니다.”



“어디?”



“저쪽 입구에 계시겠다고......”



“그래, 알았어.”



어제 수원에서 만나 영진유통 사장이었다.



“아! 사장님이시군요.”



“아유...... 이거 바쁘신데 제가 왔나 봅니다.”



“아닙니다. 들어가시죠?”



“네, 여보 인사해요.”



“아! 사모님이십니까? 안녕하세요? 경황중이라 대접이 소홀해도 이해하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부인은 삼십 중반으로 보여 남편과는 적잖이 나이 차이가 느껴진다.



“어머! 소장님 사무실이 사장님 자리보다 더 상석에 계시네요?”



“아, 네. 그게...... 배치가 좀 잘못됐죠.”



“허허...... 여보, 다 이유가 있어요. 아이고...... 이거, 대성공입니다.”



“이제 첫날이니 좀 더 두고 봐야죠.”



“허허허...... 소장님. 너무 경계하지 마십시오. 이거 제가 공연히 스카우트 말씀을 드려가지고......”



“하하하...... 그래서가 아닙니다. 사실이 더 두고 봐야죠.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면 바로 표시가 나는 게 이 사업 아닙니까?”



“네,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래, 오늘 얼마나 보십니까?”



“네, 처음 예상은 오천을 봤었는데, 두시에 삼천이 나왔으니 칠천까지는 바라보겠습니다.”



“어머! 칠......천이요?”



“네, 그래서 지금 정신이 없습니다. 오천에 맞춰 준비를 들어갔는데, 칠천이 터지게 생겼으니 부족분을 긴급공수 하느라고요.”



“시간대 별 매출을 체크하시는군요.”



“네, 사장님. 그건 유통업의 A,B,C나 다름없는 겁니다. 적을 알아도 나를 모르면 어떻게 싸움을 이기겠습니까? 순간순간 상황파악이 늦어서 대처가 안 되면 문 닫는 게 낫습니다. 물건이 팔려나가도 그건 손님이 사가는 것이지, 이미 내가 파는 게 아닙니다. 그런 매장은 경쟁점이 출현하면 머지않아 잡아먹힐 수도 있지요.”



“아! 역시 옳으신 말씀입니다.”



“저희가 두시에 삼천이 나왔는데 폐점 매출이 칠천이 안 나온다면 뭔가 대응이 늦었거나 잘못되었으니 즉시 분석해서 다시 대응해야 한다는 거지요.”



“아! 소장님 말씀을 들으니 우리 직원들이 평소 너무 안일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 참...... 또 과찬이십니다. 이거...... 제가 사장님 앞에서 잘난 체를 해버렸습니다.”



“하하하......”



“어머...... 아니에요. 정말 시설도 그렇고 매장 분위기가 대단하네요.”



“저...... 그래서 말씀인데 이런...... 시스템에서 오는 문제가 있다면 그 쪽을 잘 알 만한 사람을 추천해 드릴까 하는데 한 번 생각해 보시겠습니까?”



“아! 그러십니까? 소장님이 추천해 주시면 한 번 만나보지요.”



“네, 우리 회사 총무과장을 하신 분이니까 아마 도움이 되실 겁니다. 불과 얼마 전에 퇴직하고 사업을 할까 하다가...... 뭐, 이것저것 여의치 않아서 직장생활을 다시 하려는 입장이니까 아직 감도 잃지 않았을 것이고...... 보시면 마음에 드실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자, 소장님. 바쁘신데...... 오늘은 얼굴 뵈었으니 이만 가겠습니다. 그분은 언제 한 번 보내 주십시오.”



“네, 고맙습니다. 그럼 사모님도 안녕히 가십시오.”



“네, 안녕히 계세요. 호호호...... 그리고 이거 성의로 준비했습니다. 더우신데 직원들 음료수라도......”



“아이고...... 이런 거 받아서 될 일이 아닌데......”



“아이 참, 손부끄럽게 왜 이러세요? 얼른 받으세요.”



“네, 그럼 감사합니다.”



이십여 명의 직원과 거래처에서 지원 나온 수십 명의 직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인 결과로 폐점매출이 칠천을 넘어섰다. 사장은 얼굴 빛이 상기된 채 아직도 제 정신이 아닌 듯 하고 담당직원들은 상품발주를 준비하기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소장님, 커피라도 한 잔 타 드릴까요?”



“응? 아니야. 이젠 저쪽 코너 쪽도 한 번 돌아봐야지.”



강주는 사무실을 빠져나와 출입구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다음 날 준비상황을 검토한다. 곳곳에서 정리를 하는 업주와 직원들이 일손을 멈추고 인사를 해온다.



“일단은 성공입니다. 소장님.”



“그런 것 같네요. 내일 준비도 차질 없이 잘 하십시오.”



“네, 네...... 알았습니다.”



“김과장님.”



“아! 네...... 소장님.”



강주의 부르는 소리에 김과장과 코너의 아가씨는 자신들의 실수를 떠올리게 되고 김과장의 아내는 아군을 만난 표정으로 의기양양해진다.



“아이고 참...... 그래, 조심 좀 하시지 않고...... 저 아가씨에요?”



“허허허...... 네......”



“참 나...... 재주는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하하하...... 그리고 당신 어제 애들하고 이야기 좀 해 봤어?”



강주는 다시 김과장의 부인을 돌아보며 묻는다.



“네......”



“애들이 뭐라고 해?”



“자기들도 짐작은 하고 있었다는데...... 막상 그렇게 보게 되니까 놀랐던 거지. 뭐...... 그래도 큰 애가 막내를 많이 설득하더라고요.”



“음...... 그나마 다행이네. 뭐...... 정리할 거 많아? 잠깐 올라가지?”



“네. 그러면 당신 어디 안 갈 거죠? 집으로 바로 갈 거예요?”



김과장을 보고 묻자 고개를 끄떡이며 얼른 가라고 손짓을 한다. 아무래도 어제 일로 면목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강주는 김과장에게 명함을 꺼내 주면서 말을 잇는다.



“참, 내일 여기 한 번 찾아가 봐요. 거기 사장에게는 말을 해 뒀으니까 면접 본다는 기분으로 준비 좀 해서 가세요. 잘 하면 바로 근무하게 될지 모르니까......”



“아! 그렇습니까? 아...... 이거 정말 다행이네요. 하하하...... 소장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세요. 이 사람은 나중에 내가 태워줄 테니까요.”



“네, 알았습니다.”



김과장의 부인은 오늘 개점이라 그랬는지 한껏 멋을 부려 무척이나 시선을 끈다. 진정이나 희숙이는 아직도 사무실에서 바쁜 듯 안내데스크에는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전화로 폐점을 당부하고 매장을 나선다.



“애들이 나 보고는 욕 안 해?”



“호호호...... 왜...... 겁나세요?”



“아! 물론 신경 쓰이지...... 나 보고 외삼촌이라고 하겠대?”



“푸훗...... 당신은 싫어하지 않던데...... 이상하지? 계집애들이라 약아가지고 크도록 돌봐준다고 해서 그랬을까?”



“후후...... 그럼 다행이고...... 자, 이거 집어넣어.”



“이게 뭐예요? 어머! 수표잖아요?”



“응, 김과장 보낼 회사 사장이 아까 왔었거든. 그 마누라가 통이 제법 크네. 보니까 백만 원이더라고......”



“어머! 당신 이거 나 쓰라고 주는 거예요?”



“요즘 물건 값 끌어대느라고 생활비도 부족할 거 아냐?”



“아유, 고마워요. 여보...... 안 그래도 애들 학원비 나갈 때가 돼서 걱정했는데......”



“그럼 마침 잘 됐네. 자, 들어가자.”



키 구멍에 맞춰 열쇠를 들이미는 강주의 뒤를 김과장 부인이 끌어안는다.



“자, 어서 들어와. 저쪽 주방에 보면 어딘가 커피가 있을 거야.”



“네, 타 드릴게요.”



커피를 두고 나란히 앉아 서로를 바라본다. 김과장 부인은 커피를 몇 모금 마시고 나서 자리를 건너와 강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어 오고 강주는 치마 위로 허벅지를 짚어 쓰다듬어준다.



“참 당신은 보면 볼수록 용한 거 같아요.”



“뭐가? 내가 무슨 점쟁이라도 돼? 용하게......”



“아니, 그게 아니라...... 이렇게 큰 매장도 거침없이 일을 벌이고 성공해 내는 거 보면...... 그리고 그 때, 당신 처음 봤을 때 내가 얼마나 기가 막혔는지 알아요? 처음 보는 여자한테 그렇게 막말을 해대고......”



“오! 참...... 그 얘기 좀 들어보자. 그래, 그때 어땠는데?......”



강주의 다리를 베고 소파에 길게 누워 얼굴을 올려본다. 강주의 손은 웃옷의 단추를 풀고 있다.



“뭐, 그냥 죽여 버리고 싶었지. 그런데 나중에 나를 뒤에서 꼼짝 못하게 끌어안았을 때는 그냥 그렇게 시간이 멈췄으면...... 하고 있었지. 호호호...... 아이, 간지러워요.”



김과장 부인의 젖꼭지가 강주의 손에서 형태를 잃어가고 있다.



“여보, 그나저나...... 당신 이렇게 커다란 매장을 두 개씩이나 같이 관리해 줄 수 있어요? 피곤해서 어떻게 해요? 내일은 쉬지도 못하고 또 수원으로 가야 되잖아요?”



“음...... 매장 개수야 뭐 아무 문제도 아니지. 사실은 세 군데나 하고 있는데......”



“세 곳이나요?”



“응, 그렇지만 업무량이야 뭐...... 거기서 거기지. 대리인들이 다 있으니까...... 여기도 희숙이가 다 알아서 하잖아. 다만 중요한 결정을 언제, 어떻게 하느냐 하는 판단의 차이만 있는 거지.”



“아유, 그래도 그게 어디 보통 일이겠어요?”



김과장 부인은 모처럼 넉넉한 시간에 강주와 둘만의 시간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어 무척이나 행복한지 강주를 계속 띄워준다. 그녀의 젖무덤이 하얗게 불빛을 받는다. 강주는 잠시 고개를 숙여 젖꼭지를 살짝 물어주곤 다시 젖을 둥글게 문질러 간다.



“아학, 여...... 보......”



“후후후...... 좋아?”



“아흥...... 나 집에 가기 싫어...... 하응......”



“이거 봐라. 어제 그 생난리를 치러놓고도 그런다.”



“아이, 그거야 저이 때문에 그런 거지. 뭐, 나 때문인가?”



“당신이 그럴 입장이 아닐 텐데...... 하하하...... 먼저바람 피운 것도 당신이고......”



“아이 참...... 또 그 소리......”



“생각해 봐. 내가 김과장을 끝까지 챙겨주려고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다 남자들이 불쌍해서야. 죽도록 일만 하는 사람들이 무슨 죄야? 어느 날 잘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되고 나면 오라는 데는 없고, 집에서도 대접 못 받고, 마누라들은 돈 번답시고 밖으로 나돌고...... 이 사회라는 데가 어떤 곳인지 너무나 잘 아는 남자들이 자기 마누라를 길거리로 내몰아야 되는 입장에 빠져보면 돌지 않고 못 배길걸......”



“칫...... 당신도 남자니까 남자 편만 드는 거죠.”



“그러다가 면목이 안서서 집을 나와 떠도는 노숙자들도 있을 거고...... 정말 원더우먼은 우리 어머니 세대의 할머니들이 원더우먼이지. 남편들 술주정에 노름에...... 바람피우는 것까지 다 모른 척 자식만 거두고 살았잖아?”



강주는 말을 하면서도 젖무덤을 쥔 손으로 계속 자극을 준다. 김과장 부인은 그런 강주의 손을 붙잡고 더욱 짓눌러 가슴을 자극한다. 이윽고 허리를 비틀며 콧소리를 내고 치마가 말려 올라가 박속같은 허벅지가 드러난다.



“아흥...... 그래서......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한단 말이에요?”



“아니...... 그러면 나는 심심해서 어떻게 살라고...... 하하하...... 그 시대가 어머니들에게 그런 희생을 요구했다면 지금 이 시대는 남자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말이지. 이젠 남자들이 슈퍼맨 노릇을 해야 하나 봐. 그러나 그것도 쉽지가 않지. 과거에 비해서 형편없이 줄어든 일자리가 반대로 여자들에겐 차고 넘치니 희한한 노릇이잖아?”



“아흑......”



“과거에는 남자들이 잘못 살아서 여자들이 어쩔 수 없이 원더우먼 노릇을 했다면 요즘은 남자들이 슈퍼맨 노릇을 해야 하게 생겼는데 이건 혹시...... 그 시절의 남자들처럼 요즘 여자들이 잘못 살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거지. 난 그래서 장가 안가고 버티잖아. 하하하......”



“아잉...... 싫어요. 그런 얘기 하지 말아요. 어서 우리 들어가요.”



“가긴 어딜 가...... 그냥 여기서 하자.”



강주는 허리를 들어 바지를 밑으로 내리고 드러누워 셔츠의 단추를 푼다. 눈앞의 하얀 허벅지를 입을 벌려 물어 버린다.



“아야! 뭐야?...... 미쳤나 봐...... 아유...... 아파라......”



“하하하...... 뭐해? 빨리 벗지 않고......”



김과장 부인도 일어서서 서둘러 치마를 내린다. 복수라도 하려는 듯 강주의 허리춤으로 달려들어 좆을 쥐어간다.



“좋아요. 당신 오늘 죽었어......”



소파 밑에 무릎을 꿇고 앉아 좆을 입으로 빨아들인다.



“쭈우웁...... 턱, 턱, 턱, 후룹...... 쭈우웁.”



“흐윽...... 아아학......”



세차게 흔드는 손에 불알이 터질 지경이다. 몸을 비틀어 다리를 벌려 그녀의 복수를 가까스로 피한다.



“미쳤어? 불알 터지면 씨도 못 받는데......”



“후룹...... 후루룩...... 피...... 장가 안 간다면서...... 쭈우웁......”



“하하하...... 흐으윽......”



강주는 그녀의 팔을 끌어당긴다. 못이긴 척 눈을 흘기며 팔을 풀고 강주의 앞으로 눕는 그녀를 뒤로 끌어 안아준다.
그녀는 사타구니 밑으로 손을 넣어 강주의 좆을 인도한다. 음순은 이미 젖어있어 강주가 젖무덤을 주물러 댄 수고를 알게 한다.



“쑤우욱...... 후욱, 쑤우욱......”



“하윽, 하악, 아하...... 여보...... 너무 좋아......”



“야...... 이 자세가 참 편하네. 하하하...... 후욱, 후욱.”



“으흥...... 나도 편해...... 하윽, 하아앙......”



손을 돌려 허리를 감아쥐고 더욱 빠르게 좆질을 한다. 비스듬히 누운 채 다리를 벌려 강주의 좆을 받아들이는 그녀도 흥이 오르는 모양인지 적극적으로 엉덩이를 마주쳐 온다.



“아흑, 아흥...... 아윽...... 여보......”



빠른 허리놀림에 지탱하던 팔이 미끄러져 고개가 소파 밑으로 떨어진다. 엉덩이만 소파위에 남아 강주의 좆질을 받아낸다. 강주가 좆을 빼고 일어서자 그제서 바닥을 짚고 일어나 소파를 잡는다. 일어서서 좆을 흔들고 있는 강주를 돌아보며 엉덩이를 내미는 그녀의 음순을 쓸어준다.



“흐으윽...... 빨리......”



“쑤우욱...... 후욱, 후욱, 후욱......”



선 채 빠르게 밀어대는 좆질이 깊은 곳까지 밀고 들어가고 그녀의 단단한 엉덩이가 더욱 단단하게 받쳐준다. 고개는 이미 소파에 박은 채로 엉덩이만 높이 들려 강주의 손에 포로가 되어 버렸다.



“푸욱, 푸욱, 푸욱......”



“하악, 하악, 아학......”



강주가 좆을 꽂은 그대로 바짝 밀착해 허리를 펴니 할 수없이 밀려 소파로 올라간다. 영락없는 개구리 자세다. 난데없이 민망한 자세로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좆이 치고 들어온다. 소파 등받이를 머리로 지탱하며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아흑...... 아학...... 머리...... 다 망가져...... 아학......”



“푸훗...... 후욱...... 후욱...... 조금만......”



사정감이 몰려온다. 허리를 고정시킨 채 빠르게 팔을 흔들어 골반을 잡아 흔든다. 정신없이 흔들리는 탓에 고개를 밑으로 접어 넣어버리니 자신의 사타구니를 맹렬히 공격하는 강주의 좆이 눈에 들어오고 손으로 잡아가 불알을 쥔다.



“흐으윽. 싼다아...... 울컥...... 꿀럭......”



“아아흑...... 흐으윽......”



“아야...... 이제 놔......”



“싫어요...... 하악, 하악...... 어디...... 죽어봐라......”



“하하하...... 아파...... 잘못했어......”



머리수건을 감고 샤워를 하는 김과장 부인에게 불알을 내밀고 보여준다.



“봐. 네가 눌러서 짝 불알이 돼 버렸잖아.”



“호호호...... 피...... 내가 모르는 줄 알고...... 남자들 다 그렇다면서......”



“하하하....... 보기는 많이 봤나...... 보지?”



사타구니로 손을 밀어 넣으며 짓궂게 묻는 강주의 좆을 쥐어주며 따라한다.



“호호호...... 볼일 다 봤으면 가서 잠이나...... 자지?”




왕매장 개점은 대성공이었다. 개점 일주일간 매출이 삼억을 훨씬 초과하고 그 후 일평균 매출이 이천 가까이 육박해 수원매장보다도 판매실적이 월등했다.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통장에 수억의 돈이 돌고 있어 이억의 자금으로 맘 졸이던 때를 생각하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이 아득하다.
강주는 팔베개를 해준 채 한 손으로 진정이의 젖꼭지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다.



“아흑, 간지러워요......”



“진정아.”



“네. 왜요?”



“이제, 내가 완전히 뒤로 물러앉아도 될 것 같은데, 희숙이한테 책임자 자리를 한 번 맡겨보면 어떨까?”



“어머! 왜요...... 싫어요. 당신이 없으면 어쩌라고요.”



“아니...... 내가 어디 간다는 게 아니라, 조직을 자꾸 키우려면 그에 걸맞은 사람을 함께 키워야 하거든. 희숙이 정도면 경력도 있고...... 여자라서 거기서 멈췄을 뿐이지. 남자였다면 벌써 영업소장하고도 남을 애거든. 그리고 희숙이도 내 여자고 언제까지든 내 그림자 노릇을 할 사람인데 그보다 더 믿을 만 한 사람이 어디 또 있겠어? 자꾸 스스로 판단을 하게 해줘야 그것도 점점 개발이 되는 거거든.”



“아! 네...... 그런 말씀이세요?”



“내가 처음에 말했잖아. 당신...... 체인점 사장님 만들어 준다고...... 그러려면 미리 가능성이 있는 우리 사람들을 훈련시켜서 체득이 되도록 해야지.”



“저는 깜짝 놀랐어요. 그런 말씀인지도 모르고......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하실 거예요?”



“뭐, 변하는 건 없지. 그간 내가 결재하던 건 희숙이가 하면 되고 나는 당신이 결재한 걸 나중에 보면 되니까. 그리고 급한 것은 알아서 내가 지시할 거고......”



“아니, 그거 말고 직함을 어떻게 해요? 직원들이 뭐라고 부르게 해야 하죠?”



“그거야 뭐 상관있나? 아무려면 어때? 나, 과장 시켜줄래? 하하하......”



“어머...... 과장이 뭐예요? 그러면 당신이 회장님 하세요. 호호호......”



“하하하...... 사장 남편이면 무조건 회장인가? 음...... 이제 일어날까? 오늘 신갈에 약속이 있어서 들렀다 가야 하는데......”



“네, 제가 물 받아 둘게요. 천천히 나오세요.”



“식사 준비는 하지 마. 거기서 일찍 하기로 했어.”



이제 강주의 한 달 수입은 천만 원을 육박하고 있다. 주차장의 임대코너 수입과 회사의 월급, 그리고 의왕매장에서 갖다 쓰는 판공비를 합치면 어지간한 사업가 부럽지 않은 생활을 꾸릴 수 있는 입장으로 변해 버렸다. 김과장은 강주의 배려로 인천으로 출퇴근을 하게 되면서 코너에서 일하는 계집애와 함께 방을 얻어 나가 버리고, 그 덕에 가끔 김과장 집에 들러 자고 가는 강주가 이제는 김과장 딸들과도 친해져 계집애들이 손수 커피 따위를 대접하기도 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아무래도 또래의 사내아이들보다는 계집애들이 훨씬 더 현실에 일찍 눈을 뜨는 모양이다.



“매형, 어서 오십시오.”



“응, 뭐한다고 나와 있어? 올라가지. 정리는 다 끝났어?”



“네. 참...... 그리고 저...... 저희 형도 와 있습니다. 매형은 처음 보실 텐데......”



“아! 그래 위로 형님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지. 소식을 어떻게...... 들으셨던 모양이지? 자, 자...... 올라가자고......”



보험설계를 하는 희자는 결국 강주에게 건물을 빼앗기고 말았다.
보통사람들에게는 첩보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정필이에게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는지, 전화 도청에 심지어는 입금 마지막 날 희자 오빠의 차에 접촉사고까지 일으키며 시비를 벌여 끝내는 입금을 못하게 하고 압류를 하고야 말았다. 강주를 위한 일인지 누나 정아를 위한 일인지 모호하지만 강주를 대하는 태도만큼은 변함없이 깍듯하다.



“어머! 일찍 오셨네요.”



기둥서방이라며 비릿하게 농을 걸기만 하던 정아도 이젠 입장이 다르다. 설움이 만만치 않던 차에 결코 쉽지 않을 배려를 받고 보니 강주가 시킨다면 마치 섶을 지고 불에라도 뛰어들 태세로 강주에게 적극적이다.
제법 넓은 홀이 새로 도배를 해서 그런지 지난 번 와서 볼 때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는 기분이 든다.



“아! 이제 오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건장한 사내가 자리에서 일어서 인사를 한다. 보아하니 정필이와 닮은 구석이 있어 한 눈에 정아의 오빠란 것을 알 것 같다.



“아! 네, 앉으십시오. 반갑습니다.”



악수를 나누는 손에 잔뜩 못이 박혀 손바닥이 껄끄럽다. 들은 바는 있지만 정필이와는 또 다른 감흥을 주는 인물이다.



“허허허...... 오빠라는 게 이 모양입니다. 아무 도움도 못 주고 이렇게 빌빌거리고 삽니다. 그런데 이렇게 제 동생들을 곁에 두고 예뻐해 주신다니 마침 오늘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인사라도 드리고 싶어서 왔습니다.”



“아유...... 저, 편하게 말씀 낮추십시오. 정아하곤 친구 사이고 정필이는 그저 장난처럼 처남매부로 지내고 있는 겁니다. 하하하...... 제가 형님이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정아가 냉큼 앉으며 팔을 꼬집고 정아의 오빠가 말을 받는다.



“아, 아......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 신세를 지면서 형님 소리를 들을 수는 없는 일이고, 그러면 저도 막내처럼 매부라고 하지요. 뭐, 그러면 공평하지...... 그렇지? 정아야? 하하하......”



“아! 그러면 되겠습니다. 제가 형님에게도 처남이라고 하면 되겠네요. 하하하......”



주변에 모여 있던 사내들도 껄껄거리며 따라 웃는다. 곧 이어 식사가 준비되고 정아는 다정스레 옆에서 시중을 든다. 한동안 못 본 사이 많이 다소곳해진 듯 수원에서의 분위기는 간곳이 없다.
강주는 식사를 마친 후 창밖으로 몸을 내밀고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고 정아가 옆으로 다가와 커피를 내민다.



“그런데...... 이 건물 전 주인 말이에요.”



“음...... 왜?”



“어제도 전화가 와서 세를 얼마 줬냐고 묻던데......”



“그래서 뭐라고 했어?”



“뭐, 난 종업원이라서 모른다고 해 버렸죠. 호호호......”



“그래, 잘 했어. 신경 쓰지 마. 또 전화 오면 나한테 직접 물어 보라고 해.”



“그래도 정필이 말 들어 보니까 좀 안 됐더라.”



“허허허...... 참 나...... 뭐가 그래. 네가 오갈 데 없다고 해서 그나마 한 번만 유찰시키고 바로 낙찰 받았으니 기존에 빌려준 돈 사천 말고도 이천이나 더 들었는데...... 이 가게 육천 받았으면 자기도 썩 손해 본 건 아니야. 어차피 돈 놓고 돈 먹기 아냐? 너만 아니었으면 한 번 더 유찰시킬 거였는데......”



“후훗...... 고마워요. 미안하고...... 그런데, 내가 어디가 예뻐서 이렇게 해주는 거야? 호호호......”



“네가 예쁘냐고?...... 하하하...... 아주 지랄을 하세요. 아줌마.”



“뭐야? 이리 와......”



“어어...... 커피 쏟아. 그리고 모친은 안 계시나? 안 보이네?”



“으응...... 이제 물장사 하지 말자고 해서...... 어디 음식점에 일 배운다고 갔어. 치...... 그래도 물장사처럼 많이 남는 게 없는데......”



“그래...... 그야 그렇겠지. 뭐, 그래도 일단 모친 올 때까지는 계속 해야 할 거 아니야? 너...... 뭐 할 줄 아는 거 있어?”



“네, 우선은 그냥 하던 짓 해야지요. 손님 좀 많이 데리고 와요. 알았죠?”



“야, 나 말고 어느 미친놈이 수원에서 여기까지 커피를 마시러 오겠니? 말 같은 소리를 해라. 하하하......”



“호호호......”



어쨌거나 정필이의 도움으로 시세차익을 사천 정도 보았으니 정아에게 세를 받지 않는 것은 강주에게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 남매를 위해 정아의 엉덩이도 한 번 못 만져보고 수원으로 길을 잡는다.



“소장님, 지금 나오십니까?”



“네, 부소장님. 제가 좀 늦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손님이 와 계시는데요.”



“아! 그랬습니까? 어디...... 어이구, 많이 기다렸겠는데......”



“여자 분이시던데 무작정 기다리겠다고 하시기에...... 바깥에 계실 겁니다.”



“네, 제가 나가보죠.”



입구 주차장으로 나와 봤지만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파라솔 밑에 앉아 담배를 꺼내 무는데 주차장에 검정색 외제 승용차가 눈에 들어온다. 혹시나 싶어 다가가는데 누군가 차문을 열고 내려 실눈을 뜨고 자세히 보니 전에 방문했던 영진유통 대표의 부인이었다.



“어머! 어쩌면 연락을 한 번도 안 주세요?”



“아유......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안녕하셨습니까?”



“우리 그이가 아직 연락이 없다고 해서 한가한 제가 대신 와봤죠.”



“아이고, 저런...... 우선 이리 앉으시죠. 아니, 전에 김과장이 이미 가지 않았습니까?”



“김과장은 김과장이고...... 저희는 소장님을 오시라고 한 건데......”



세련된 실크 옷차림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뿐거리며 파라솔 의자에 다리를 포개고 앉아 명함을 내미는데 놀랍게도 직책이 그룹회장이라고 되어 있었고 그 뒷면에는 첫 머리에 영진무역이 소속사로 적혀 있다. 영진무역은 제법 알려진 회사여서 강주도 익히 들은 바가 있는 곳이다.



“아니? 사모님께서......”



“네? 놀라셨어요? 호호...... 저는 실무는 몰라요. 그냥 이름뿐인 회장이지요. 그냥 사업체를 여러 개 갖고 있다 보니까...... 저도 명함 하나 주세요.”



“아! 네, 여기 있습니다. 그럼 부군께서는......”



“네, 제 남편은 그 중에서 유통분야만 맡아서 하고 계시고, 다른 곳은 각기 다 다른 사장들을 따로 두고 있지요. 이런 말씀 드리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부부간에도 재산 문제는 좀 민감한 법이잖아요. 호호호......”



“아! 그러니까 모든 사업체가 회장님 소유시군요.”



“뭐...... 그냥 대주주라고 생각하시면 맞을 거예요. 원래 저 어려서부터 저의 친정에서 사업을 했었어요. 소장님도 영진무역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광고도 자주 해서......”



“네, 압니다. 평판이 아주 좋은 회사로 알고 있는데......”



“네, 그래요. 아시는군요. 그래...... 명색이 회장 남편인데, 남 밑에 있을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수입 분야만 맡아서 하다가 몇 해 전에 유통을 잘 아는 후배가 있다면서 함께 해 본다고 무역을 나와서 시작했는데 그게 저렇게 자리를 못 잡고 있네요.”



“네...... 그러셨군요.”



“저야 아는 건 아무 것도 없지만 부모 잘 만나고, 그간 사람들도 잘 만나서 이렇게 명색을 유지하고 사는데, 하필이면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가 저 모양이라 애가 타는 실정이에요. 그러니 남편도 고개를 제대로 못 들고 다니죠. 소장님이 정...... 회사를 옮기시기가 어려우시면 제가 본사에 사외 이사 자리라도 하나 만들어 드릴 테니까 의왕매장 관리하듯이 멀리서라도 좀 관리해 주실 수 있지 않겠어요?”



“네? 이사라니요. 아이구......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왜요? 아니에요. 소장님은 전문가시니까 얼마든지 자격 있어요. 그리고 이사는 직원이 아니니까 소속 상 문제도 생기지 않을 거고, 지금 사장님을 보좌하고 있는 후배가 부장이니까 소장님이 이사 직함 정도는 갖고 계셔야 일처리하기도 좋을 것 같아서 그러는데......”



“아유...... 제가 나이가 몇 살인데 이사라니요?”



“어머! 나이가 젊으신 게 무슨 상관이에요. 그럼 일단 허락하신 거예요. 그러면 수익부분은 나중에 다시 의논하시고 당장 쓰셔야 할 비용은 어떻게 지급해 드릴까요?”



“참......나...... 일사천리로 밀어붙이기도 잘 하시네요. 허허허...... 정 그러면 이렇게 하시지요. 회장님. 제가 의왕매장처럼 처음부터 시작하는 입장도 아니고 기존 관리자들이 모두 각 매장에 있는 상태 아닙니까? 제가 한 달에 네 차례 정도 쉴 수 있으니까 매장들을 비밀리에 순회하고 그때마다 리포트를 제출하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요? 일단 그러고 나서 개선점이 개선이 되어가는 형편을 보고 제 직원들을 투입할지, 아카데미를 구성해서 기존직원들을 재교육을 할지 여부를 생각해 보자고요.”



“아유...... 방법을 설명해 주셔도 저는 하나도 몰라요. 호호호......어떻게 하시든 그건 전적으로 이사님께 맡길게요. 우선 순회하셔야 하니까 차를 하나 내어드리고 일일이 영수증 처리하기도 어려우실 테니 기밀비로 우선 이백을 지급하는 걸로 정하면 어떠시겠어요?”



“아! 이거 참...... 이사라니 낯이 뜨겁네요.”



“그럼 제가 남편에게 연락해 둘 테니까 그렇게 아시고...... 아유...... 너무 기쁘네요. 남편이 못한 일을 제가 해낸 것 같아서요. 호호호......”



“아무렴요. 더 높은 분이 오셨는데요. 하하하......아! 그러면 회장님께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네, 말씀해 보세요. 제가 들어드릴 수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뭐, 곤란하시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회장님 정도 되시면 인맥이 보통 아니실 텐데...... 사실 제가 데리고 있던 직원 하나가 지금 구치소에 있는데...... 검찰에서 통 부르지를 않아서 세월만 죽이고 있거든요. 뭐...... 큰 사고를 친 게 아니라 곧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피해자 측에서 애를 먹이는지....... 제가 영진 쪽 일을 보려면 제게는 꼭 필요한 친구라서......”



“아! 그러세요? 그러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오게 해야지요. 더군다나 우리 일에 필요하다면서요? 그러면 어디 인적사항 좀 적어서 줘 보세요.”



강주는 사무실로 들어가 미쓰김에게 전 부소장의 인적사항을 받아 전달한다.



“그럼, 이사님. 저녁에 시간 좀 내실 수 있으세요?”



“시간이야 낼 수 있지만 당장 벌써부터...... 왜요?”



“이사님 부탁을 들어 드리는 대신 이사님도 제 부탁을 들어 주셔야지요. 호호호...... 공짜가 어디 있겠어요? 저희 클럽 동생들하고 오늘 모임이 있거든요. 제가 다른 곳에 들렀다가 나중에 모시러 올 테니까 시간 비워두세요. 여섯시 쯤 올 테니까요.”



“아......아니, 제가 아는 분들도 아닐 텐데......”



“무조건 함께 가시는 거예요. 그럼 나중에 봐요.”



회장은 치마를 팔랑거리며 차에 올라 사라져 버리고 강주는 마치 낯 도깨비에게라도 홀린 기분이다. 미처 생각할 시간도 없이 엉겁결에 제안을 받아들이고 나니, 회장이 돈 많은 집안을 잘 타고 나서 그저 회장이 된 것 같지만은 않았다. 일을 전개하고 풀어나가 결정할 때까지 불과 몇 분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이 끝나 버렸다. 겉으로는 영락없이 돈 많고 할 일 없는 유한마담으로 보이는데 과연 그녀에게 숨겨진 내력은 무엇인지 몹시 궁금해진다.



“여섯 시라......”



사무실로 들어와 근무복으로 갈아입고 전날 마감사항을 들여다본다.



“소장님, 영진이라면서 소장님 인적사항을 불러달라는데요?”



“뭐야? 거 참...... 번갯불에 콩 구워먹을 사람들일세. 불러줘라.”



“네.”



“누님, 저예요. 점심 좀 먹으러 가도 될까?”



“응. 올라 와. 마침 다 준비됐어.”



“킥킥...... 누님, 말이 좀 야하다고 생각 안 해요? 어딜 올라가? 뭐가 준비 됐는데?”



“무슨 소리야?...... 야하다니?...... 어머나! 너! 자꾸 이상한 소리 할래? 호호호......”



“뭐, 필요한 것 없어요? 올라가는 길에 사가지고 갈게요.”



“음...... 준비는 다 됐으니 참한 총각이 올라왔으면 좋겠는데 그 매장에 총각이 있나 모르겠네? 호호호......”



“하하...... 누님이야말로 장난하지 말고......”



“더운데 그냥 올라와. 나중에 장보러 갈 거야.”



“네, 알았습니다.”



“이건 뭐야? 그냥 오라니까......”



“그냥 고기나 좀 썰어왔어요. 나중에 애들 구워 줘. 그건 그거고......누님, 나 좀 안아 보자.”



“여보세요. 아저씨...... 웬 어리광이세요. 이리 앉아서 식사나 하시죠.”



“아니, 잠깐만. 일분만 안아보자.”



“왜? 무슨 힘든 일이라도 있어?



“아...... 좋다. 이렇게 누님을 안고 있으면 이상하게 편안해진단 말이야. 뽀뽀도 한 번 할까?”



“왜? 무슨 일이야?”



“후후...... 아니, 별 일 아니고 누가 같이 일을 해보자고 해서 엉겁결에 대답은 해 버렸는데, 이제 쉬는 날도 없게 생겨서 기가 막혀서 그래요.”



“뭐야? 그럼 회사를 옮기는 거야? 어디로 가는데?”



“왜? 싫어요?”



“그럼, 싫지. 가지 마. 여기 그냥 있어. 그럼 자주 못 보잖아?”



“킥킥...... 누님. 나 없으면 못 살겠어요?”



“장난하지 말고...... 진짜야?”



“아니에요. 내가 가긴 어딜 가. 누님을 두고...... 그냥 쉬는 날 몇 군데 매장 돌아보고 리포트만 써주면 될 거 같아요.”



“아유, 못됐어 아주. 깜짝 놀랐잖아. 거긴 어딘데?”



“응? 인천...... 와! 상추쌈이네! 누님도 아직 안 드셨지요? 같이 드십시다.”



“인천? 어머, 멀어서 어떻게 해?”



“뭐, 차로 가는데 힘 들 거야 있나? 따로 출근시간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뭐...... 움......움...... 아! 역시 마누라가 싸 주니 더 맛있다.”



“너 자꾸 까불면 안 싸준다.”



“자, 누님도 아...... 해요.”



“아이...... 내가 먹을게. 너나 많이 먹어.”



“에이...... 누님도 빨리 드셔야지. 같이 갈 데 있는데......”



“움...... 움...... 어디?”



“킥킥!...... 올라가야지......”



“참 나...... 집에선 안 된다고 했어. 하여튼 집요해요. 지난번에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니까......”



“킥킥......”



차는 산업도로를 벗어나 이제 속도를 줄여 시가지로 진입하고 있다.



“이사님, 아직 결혼은 안 하셨나 봐요?”



“네, 아직......”



“어머나! 이사님 정도 능력 있는 분이 혼처도 많으실 텐데, 아가씨들은 다 뭐 하나? 호호호......”



“네,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아가씨는 있습니다.”



“혹시...... 의왕매장에 있는...... 부소장이던가요? 그 아가씨 대단한 미인이던데......”



“아! 예. 하하하......”



강주는 그저 별 성의 없이 대답을 해 버린다. 자신에게는 중요하지도 않은 모임에 개 끌려가듯이 가고 있으니 별로 유쾌한 입장은 아니다. 항상 주도적인 입장에서 움직이는 게 몸에 배어있는 강주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이상한 일에 휘말려 버렸다는 생각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지금 당장은 먼 길을 다시 돌아갈 일이 걱정일 뿐이다.



“어머! 역시......그렇군요.”



“허허허...... 참, 그...... 주신다는 차는 뭡니까? 제가 임의로 처분해도 관계없을까요?”



“차요? 아니, 왜요? 혹시 목돈이 필요해서 그러시나요?



“아, 그게 아니고요. 저는 지금 타고 다니는 밴이 있는데요. 뭐...... 업무상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것도 없고, 제 약혼자 차가 많이 낡아서 바꿔줄까 싶었는데 안 된다고 하시면 그냥 제가 타지요.”



“아유, 이사님 멋쟁이시다. 기회 되면 한 번 정식으로 소개해 주세요. 그리고 차는 이사님 편한 대로 하세요. 이사님 명의로 제공해 드릴게요. 그래도 호텔모임 오실 때 밴을 가지고 오시면 좀 그렇겠지요?”



“하하...... 아유, 회장님. 제가 그런 모임에 갈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어머! 왜요? 지금도 가고 있잖아요. 그걸 누가 알겠어요?”



“혹시라도 그런 자리가 있으면 자리에 누가 안 되도록 예쁘게 꾸며서 가겠습니다. 하하하......”



“인사들 하세요. 우리 회사 이사님이세요.”



여기저기서 한껏 치장을 한 사람들이 인사를 해 온다. 남녀들 모두 한다하는 집안의 인물들일 것이다. 강주야 한 여름에도 정장으로 다니는 샐러리맨이니 복장으로야 굳이 빠질 것은 없는 셈이다.



“우리 바깥양반하고 나하고 삼고초려해서 오늘에야 확답을 받고 너무 기뻐서 우리 모임에 초대했어요. 모두 괜찮으시죠? 따로 시간을 갖자니 이 자리에 못 올 것 같아서요.”



“아유, 잘 오셨어요. 우리 모임에 회장님이 빠지시면 무슨 빛이 나나요?”



회장은 강주에게 팔짱을 자연스럽게 끼고 어디론가 안내를 하며 말을 잇고 강주는 테이블에 마련 된 술잔을 집어 입으로 가져간다.



“이사님, 약혼자가 있다니까 미리 말씀 드릴게요. 저는 여자의 몸으로 사업이랍시고 하다 보니 여기저기 안 가보는 곳 없고, 달리 가리는 사람도 없이 만나는 게 일이에요. 그리고 그게 다 내 사업에 인연이 되도록 노력하지요. 이사님도 젊으시니까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뜻을 펼치셔야 할 분인데, 너무 약혼자에 대한 순정에만 얽매이지 마시고 여자를 포괄적으로, 전체적으로 보실 수 있어야 해요. 여자도 남자도 아닌 그냥 사람으로 말이지요.”


남녀관계에 나름대로 달통한 강주에게 회장은 자기의 철학을 강의하고 있는 셈이지만 강주는 자기와는 별세계의 사람들이 사는 모양이 궁금하기도 하여 회장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네, 잘 알겠습니다.”



“이사님은 제가 몇 살로 보이세요?”



“글쎄요...... 제가 뵙기엔 삼십대 중반이나 후반 정도로 보입니다.”



“호호호...... 그렇지요? 제가 올해 마흔여덟 살이에요.”



“네?”



“호호호...... 뭘 그렇게 놀라세요? 저 수술한 거예요. 주사도 가끔 맞고...... 이것도 다 사업상 필요하죠. 사업 때문에 상담하다 보면 얼굴 예쁘고 젊어보여서 손해 볼 것이 없지요. 반대로 그 사람들은 저를 여자로 보고 상담에 응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실수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러면 결과적으로 제 이익은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하하하...... 아, 네......저도 그랬던 모양이군요. 이렇게 끌려 왔으니......”



“호호호...... 어머나! 그럴 리가...... 그리고 사업 단위가 커지게 되면 만나야 할 사람도 많아지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접하게 되기 때문에 이런 자리에서 미리 교제를 해 두는 거예요. 그러다보면 누구를 거쳐서든지 훗날 내게 도움이 될 때가 있지요. 음...... 아까 제게 부탁하신 그 직원도 조만간 곧 나오게 될 거예요.”



“아! 역시 검찰 쪽에도 선이 닿으시는 모양이군요.”



“아...... 그건 아니고 금방 말씀 드린 것처럼 여기저기 통하다 보면 선이 닿는 건 가능하지요.”



“아, 네......”



“그리고 그것은 상대방들도 마찬가지 입장이기 때문에 교제하면서 겸손하게 몸을 낮출 필요도 없어요.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만남이니까요.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러다 보니 상류층이 난잡하다고 소문이 나는 거지요. 하이에나처럼 가리질 않거든요. 이사님께서 업무상 추진력이나 기획능력은 탁월하시지만 이런 점에서 부족하다면 오늘 저에게서 보충하실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회장님에게요? 하하하...... 네, 잘 좀 지도해 주십시오.”



“어머나! 아유...... 말을 하다 보니...... 이사님, 그런 뜻은 아니에요. 호호호...... 그리고 제가 가르쳐 드리면 배우시겠어요? 호호호......”



“하하하...... 아무렴요. 영광이지요.”



“아유, 아닌 게 아니라 이사님 내 애인 했으면 좋겠지만, 내가 천벌을 받을 것 같아서 내가 예뻐하는 동생들 소개해 줄 테니 잘 사귀어 봐요. 약혼자에겐 비밀로 해 드릴 테니까...... 호호호......”



강주는 이제껏 상대하던 여자들과는 많이 다른 이 여자의 진면목이 궁금해진다. 사업가로서의 놀라운 기질과 마치 요술쟁이처럼 삼십대의 용모 뒤에 사십대의 나이를 감추고서는 다분히 퇴폐적인 분위기를 삽시간에 연출해 내는 이 여자가 궁금하다.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이 여자는 다른 여자들과 무엇이 달라도 많이 다를 것이라는 참기 어려운 그 호기심이 강주의 등을 떠밀어 버린다.
팔짱을 낀 채 안내를 하던 회장은 강주가 멈추자 따라 멈추며 의아한 듯 바라본다.



“전 기왕 배워야 한다면 회장님께 배우고 싶은데요. 과외를 받아도 선생님 따라서 다 다르지 않겠습니까?”



“어머! 이사님...... 호호호...... 제가 방금 말씀 드렸지요. 상대방을 여자로만 보면 거래에서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고요. 그리고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보세요. 거래에 있어서 순정파는 오히려 대접을 못 받아요. 오늘 저와 거래하는 회사가 내일 어려워지면 저는 거래를 끊어 버리는 사람이에요. 지금 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이미 알게 모르게 약점을 노출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방금 그 말씀은 마이너스 점수였어요.”



회장이 주변을 슬쩍 돌아보더니 강주에게 귓속말을 전하곤 입을 가린 채 작은 소리로 웃는다.



“하지만 기분 나쁘진 않았어요. 호호호......”



변화무쌍한 회장의 태도에 강주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휘황한 조명이 그렇고 이렇게 넓은 홀도 그렇다.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이 여자는 정말 모르겠다. 어느 장단에 발을 맞춰야 할 지 모르는 서커스의 한 마리 동물처럼 조련을 당하는 기분이 들어 점점 불쾌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회장은 걸음을 옮기며 다시 말을 꺼내 놓는다.



“이사님, 재미 삼아서 숙제를 하나 드릴까요? 무엇이든지 그냥은 재미가 없기 마련이니까요. 우리 모임 동생들을 잘 사귀어보세요. 앞으로 이사님이 어떤 일을 추진하시더라도 생각지도 않은 도움이 될 때가 있을 거예요.”



다시 귓속말을 전한다.



“혹시 포상이 따를지도 모르잖아요? 호호호......”



강주는 더 이상은 끌려 다닐 수 없다고 생각하고 회장의 앞을 막아선다.



“원하는 상을 주실 건가요?”



회장은 순간 당황한 듯 주변을 둘러보다가 강주의 팔을 잡아 돌려세우며 다시 팔짱을 끼고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렇게 하죠.”



홀의 한 쪽 구석에는 여자들만 잔뜩 모여 있었고 이들은 회장을 잘 아는 듯 반겨 맞아준다. 모두들 화려한 의상에 젊은 여자들이어서 풍기는 향수냄새가 멀리서도 강주를 도발적으로 자극해 온다.



“얘들아. 모두 왔니?”



“어머! 언니. 어서 오세요.”



“인사들 해. 우리 회사 새로 오신 이사님이시거든.”



“아유, 어서 오세요. 반가워요.”



“이사님. 제가 말씀 드린 후배들이예요. 이 애들은 클럽에서도 저와 각별히 친하게 지내는 동생들이에요.”



“언니 오시기만 기다렸어요. 우리 지금 지루해서 나가려고 했거든요.”



“어디 갈 건데?”



“스탠드바에 가서 목 좀 축이고 노래나 하지요 뭐......호호호......”



“그럴까? 이사님. 괜찮으시겠어요?”



“아! 네, 좋습니다.”



모두 다섯 명의 여자들과 한자리에서 깔깔거리며 술을 주고받고 노래도 부르니 강주로서는 이것만도 제법 괜찮은 유희거리라서 싫지는 않았다. 옆에 앉은 여자들도 모두가 한결같은 미인들이고 모두들 있는 집안의 유부녀들이라는 것도 강주의 술이 취하지 않게 하는 요인이었다. 기분 좋게 취했는지 회장이 등 뒤로 다가와 어깨를 안마하듯 주무르며 와이셔츠 포켓에 봉투를 꽂아주고는 속삭인다.



“상으로 뭘 달라고 할 거에요?”



강주는 순간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당황스럽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선문답 같은 이 여자에게 뭐라고 대답을 해야 잘 한 대답이 될지 모르겠다.



“회장님이 짐작하고 계신...... 바로 그걸 주시죠.”



“호호호...... 알았어요. 그러죠. 이사님. 벌써 교육효과가 나타나네요.”



“어어? 언니 우리들 빼고 무슨 얘기가 그렇게 재미있어요?”



“으응! 아무 것도 아냐? 우리 회사 얘기야.”



“아유! 언니는? 이사님은 회사에서만 부려먹으시고 여기서는 우리에게도 좀 시간을 주세요. 호호호......”



“호호호...... 아유 계집애들...... 너희들 우리 이사님 책임 질 수 있어?”



“암요. 가만 있어봐. 우리 나이트 갈까?”



“그래. 가자. 응...... 언니 가요.”



“이사님은 댁이 어디세요?”



“글쎄요. 거처가 여기저기 많이 있어서 저도 집이 어딘지 잘 모르겠습니다.”



브루스를 추는 건지 끌어안고 애무를 하는 건지 모를 몸놀림이 모두들 술이 과한 모양이다. 여자는 강주의 목에 매달려 아랫배를 문질러오고 강주도 싫을 리 없으니 은근히 발기한 좆을 문질러 주고 있다. 그래도 서로 얼굴빛은 전혀 내색을 하지 않으니 이런 게 바로 이른바 상류층의 교제에 필요한 기교인 모양이다.



“이사님...... 이사님, 나하고 나이도 비슷할 거 같은데 어쩜 이렇게 출세가 빠르세요?”



“하하...... 그런가요?”



“저 언니 회사 보통 아닌데...... 돈이 많으신가 보다...... 혹시 언니 애인 아니세요?



“허허...... 솔직히 마음은 있지만 아닙니다.”



강주는 슬며시 팔을 내려 엉덩이를 거머쥐고 자극을 준다. 여자는 얼굴을 강주의 가슴에 묻는다.



“하윽...... 이사니임...... 나, 어때요...... 우리 친구...... 할래요?”



“친구? 좋지. 친구할까?”



“좋아요. 친구야...... 호호호......”



“이렇게 예쁜 친구가 생겨서 너무 기분 좋은데?”



“호호...... 정말이지요? 그럼 우리끼리 도망갈래요?”



“그래도 괜찮을까?”



“피...... 왜? 내가 잡아먹을까 봐 무섭니?”



여자는 눈을 한껏 흘기곤 아랫배를 문질러 강주를 자극하며 교태를 부려온다.



“아니...... 너 말이야. 나는 아무 상관없지.”



“그럼 됐어요. 먼저 나가서 아까 그 호텔 지하 바에서 기다려요. 알았지? 내가 갈 때까지 꼼짝 말고 있어야 해요.”



“그래. 빨리 오기나 해.”



화장실을 가는 척 클럽을 빠져나와 호텔로 발걸음을 돌린다. 회장에게 말도 없이 빠져나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회장 입으로도 잘 사귀어 보라고 했으니 곧 잊어버리기로 한다.



“친구야. 오래 기다렸어?”



여자는 금방 뒤따라 와 나이답지 않게 깡충거리며 스톨의자에 앉아 있는 강주를 뒤에서 끌어안는다. 진한 향수냄새가 다시 강주의 코를 마비시킨다.



“어? 금방 왔네?”



“호호호. 따라와 봐.”



“술 안마시고?”



“아까운 시간을 왜 여기서 축내니? 객실 빌려놨어. 나, 집에는 들어가 봐야 하거든.”



“후훗...... 아마 집에 가기 싫다고 하게 될 텐데......”



“어머! 그렇게 자신만만해? 호호호...... 귀여워. 지금 보니 생각보다 안 취했네.”



“이렇게 예쁜 미녀가 있는데 취하면 신사가 아니지. 너야말로 하나도 안 취한 것 같은데...... 너...... 오늘 나 일부러 유혹한 거지? 하하하......”



두 사람은 이미 클럽을 빠져나올 때부터 이러기로 약속을 한 사람들처럼 서로 반말은 하며 진한 대화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낯 설은 상황이지만 강주야말로 임기응변의 귀재이니 적응이 서툴지는 않아 보인다. 회장에게 들은 그대로라면 서로에게 필요하여 후일을 도모하는 만남이니 뺄 것도 없고 더할 일도 아니다. 그대로 부딪혀 내 여자로 만들면 그뿐일 것이다.



“하아아아악...... 아학...... 미쳤어......”



“쑤우욱...... 으흑. 후욱...... 이렇게 단번에...... 깊이...... 넣어줘야...... 제 맛이지.”



“하윽...... 아파......”



“우리...... 후우욱...... 통성명은...... 해야 하잖아......”



“허억, 살사알...... 민희...... 하악......”



“그래...... 후욱, 후욱...... 민희...... 너도 한두 놈한테...... 벌리는 거 아닐 텐데...... 후욱, 깊이...... 넣어줘야...... 맛을 느낄 거 아냐?”



강주는 민희의 다리를 완전히 접어 팔로 찍어 누르고 사타구니를 공략하며 수치스러워 할 말을 뱉어가며 자극을 하고 있다.



“하악, 나빠 ...... 그런 소리를...... 하아아악...... 아파...... 내가 창년 줄 알아......”



“후욱...... 후욱...... 나쁜 년...... 네 서방도...... 이런 줄 아니......”



“아흑...... 그러지 마......”



“쑤욱...... 턱...... 뿌적뿌적...... 개 같은 년......”



“아흑, 아아아흑...... 푸루륵...... 아학...... 나...... 쌌어......발 좀 풀어 줘......”



“참아...... 후욱......쑤우욱...... 이 년아. 나도 싸야지......”



강주는 민희가 물을 터뜨려 재미가 반감되자 좆을 빼 내 시트로 문질러 닦은 뒤 엉덩이를 잡아당긴다.



“엎드려 봐. 이쪽으로......”



“하윽, 이렇게...... 됐어?”



“너...... 씨바...... 나이도 몇 살 안 먹은 게 벌써 이렇게 벌창이면 어떻게 하니? 아무데서나 벌리지 말고 좀 아껴라. 이 뒤는 괜찮아?”



좆으로 음순을 흩어주다가 손가락으로 항문을 건드려 본다.



“아이 씨...... 나 함부로 안 그런단 말이야...... 엄마야. 뭐해?”



“가만히 있어 봐. 너 오늘 내가 가질 거야. 날 이제 남편으로 기억하게 해줄게.”



“하악, 그거 아프다던데......”



“한 번도 안 해 봤어? 진짜로?”



“으흥...... 안 해봤어......”



강주는 사타구니를 흩어 물을 항문에 발라주고 좆 끝으로 여러 번 문질러 긴장을 풀어준다.



“자아...... 힘 빼. 긴장하지 말고...... 안 아파......”



“으흥...... 쑤우우욱...... 아하아아아악...... 아학. 이상해......”



“후욱, 후욱, 후욱......”



민희는 낯 설은 느낌을 안으로 갈무리하는지 침대시트를 입안에 밀어 넣으며 꿈틀거리고 강주는 좆 전체를 밀어내려는 듯 움찔거리는 항문을 느끼며 후끈한 살 속으로 최대한 밀어 넣기를 반복한다.



“쑤욱...... 쑤욱...... 후욱. 후욱.”



“크으윽...... 크윽...... 크으윽......”



민희는 강주가 엉덩이를 찍어 눌러 다리가 저릴 법도 한데 요동도 없이 강주의 좆을 받아낸다.



“하악, 싼다...... 울컥...... 으흑......”



“하아악...... 이상해...... 나 이상해......”



“휴우...... 좋다아...... 너도 좋지......후우우......”



민희의 항문은 아직도 벌어진 채 움찔거린다. 팔을 돌려 항문을 만져 본 민희는 어쩔 줄 모르고 손으로 가리고 화장실로 뛰어간다.


“아흐으응...... 난 몰라. 어떻게 해...... 아흑, 미쳤어......”


“푸훗, 하하하하......”



민희가 샤워를 하고 나오니 강주는 네 활개를 펼치고 담배를 피우고 있다.



“자기, 안 씻어?”



“응, 귀찮아...... 너한테 힘을 다 쏟아서 힘이 하나도 없어.”



“쿡...... 아유, 못됐어. 거기다가 그러는 거 정말 처음이야. 이제 나 처음으로 그랬으니까 책임 져야 돼?”



“음...... 그러니까 나는 엉덩이만 책임지면 되는 거지? 앞은 네 서방이 책임지고...... 하하하......”



몸을 닦은 수건으로 강주의 좆을 문질러 닦아준다.



“아이...... 그래도 거기에 넣었다가 뺐는데 씻어요. 빨리......”



“거기? 그래...... 거기가 어딘데?”



“아이 차암...... 어딘 어디니? 네 친구 똥꼬지...... 호호호......”



“꼭 들어가 봐야 돼?”



“호호...... 친구야. 너 말고도 안아서 재워야 하는 아이가 하나 더 있잖니? 별로 쓸모는 없어도......호호호...... 미안해. 나중에 출장 나올 때 낮에 시간 내서 전화해 줘. 우리 이사 친구 전화 오면 내가 열일 제쳐두고 나올 테니까...... 그리고 나 오늘 너무 좋았어. 너 정말 제법이더라. 자기는 나 어땠어?”



“물론 백점이지. 똥꼬만......”



“피...... 그럼 전화 해. 자기야. 나 먼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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