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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3일 화요일

어린 신랑 -1(초야) 고전

1(初夜)

권세적(勸洗寂)의 자(字)는 봉선(奉仙)이요 호(號)는 허주(虛洲)였다.
그의 집이 한양 사대문 안에 있는 것은 아니나 그런 대로 한양 근처의 적설(赤雪)골에 자리잡은 것은 그의 7대조인 권치수가 삼정승의 자리에 까지 올랐던 까닭이었다. 그러나 5대조 권하면 이 역적모의 혐의에 걸려 패가망신할 뻔하다가 필사적으로 돈을 뿌리고 면죄의 증거를  찾아내어 간신히 액을 면한 터라, 그 이후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고, 겨우 겨우 고명한 양반가문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형편이었다.

권세적은 나이가 이순(耳順)에 이르도록 높은 벼슬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남몰래 상업에 손을 대어 적잖은 치부를 하였다. 물론 양반체면에 대놓고 장사치들을 상대할 수는 없었다.
두다리 세다리 건너 장사치들과 조정고관들의 끈을 대주는 식으로 상권에 한 다리 끼워 넣는데 성공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권세적의 특기라 할만 했다.

권세적은 악착같이 긁어모은 돈으로 무엇을 하였는가. 그는 적재적소에 돈을 뿌렸다. 몇 날이고 신중히 판단하여 장차 조정의 실세가 될 인물들에게 갖은 향응과 뇌물을 상납했고 그 결과 5대조 이후 완전히 결단나 버렸던, 벼슬길을 다시 열어 놓는데 성공했다.

물론 권세적 자신이 출세를 하기엔 이미 늦었다. 그러나 그가 열어놓은 벼슬길로 그의 아들들이 출세가도를 달리게 될 것이다. 권세적은 이를 믿어 의심치 않았고 그래서 행복했다.

그런데 권세적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그의 자랑인 두 아들, 장안에 신동이라고 소문이 자자했던 두 아들이 그만 주막에서 거나하게 술을 한잔하고 나오다가 산적 무뢰배들에게 죽고 말았던 것이다.

다행이라면 다행히도 권세적에게는 아들이 원래 셋이었다. 위로 이제 막 과거를 보고 출세가도를 달려야할 장남과 차남이 무뢰배들의 손에 죽고 말았으나 이제 14세가 된 셋째 아들이 남아 겨우 대가 끊기는 사태에 이르지는 않았던 것이다.

권세적은 두 아들을 잃고 상심 끝에 그만 덥석 병을 얻어 드러눕고 말았다. 그리하여 이제 권세적은 아들이 출세가도를 달려 가문을 재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차치해 두고, 자신이 죽기 전에 당장 가문의 대가 끊기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리하여 권세적의 삼남(三男)인 권준식은 14세의 어린나이에 황급히 장가를 가게 된 것이었다. 원래 사돈관계를 맺을 상대 집안은 최대한 권세와 가까운 집안을 택해야할 것이나,  병을 얻은 권세적이 오늘 죽을 듯 내일 죽을 듯 고랑고랑하는 바람에  이것저것 가세를 따질 것도 없이 당장 혼인을 할 수 있는 가문을 찾다가 마침 벼슬은 하지 못하고 있으나 대대로 청아한 학자 집안으로 유명한 송씨 가문의 여식을 며느리로 들이게 되었다.

혼인식이 끝나고 신랑 신부는 초야를 맞이하였다. 신랑 권준식의 나이는 열 넷, 신부 송가영의 나이는 열 여섯. 신방에 그윽한 촛불이 일렁이고 신랑신부는 잔치음식이 차려진 밥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

신방 밖에는 권씨 집안의 종년들과 혼사를 돕기 위해 동네에서 모여든 아낙들이 창호지 문에 손가락으로 구멍을 뚫어 안을 엿보고 있었다.
집안의 안주인인 권세적의 아내 김씨 부인은 원래 그처럼 신방을 엿보는 아낙들을 혼내어 쫓아내야만 마땅했으나 그러지 않고 밤늦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 이유는 김씨 부인의 생각에 문득 자신의 아들인 권준식이 남자구실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밤이 늦어 해시(亥時)에 접어들고 있었다. 김씨 부인은 궁금증이 점점 커져 가는 것을 참지 못하여 결국 신방을 엿보고 있는 아낙 뒤로 슬쩍 다가가서 체면 불구하고 아낙을 불러다가 물어보았다.

“어찌하고 있느냐.”

“예, 도련님이 계속 음식을 드시고 계십니다.”

김씨부인은 아낙의 대답에 황당함을 느끼며 얼굴이 찌푸려졌다. 신부를 앞에 두고 음식을 탐하고 있다니, 결국 어린아이의 치기어린 행동이 아닌가. 장가를 가면 저절로 의젓해 질 줄 알았더니...

김씨부인은 초조함을 느끼면서 아낙들에게서 서너 발자국 떨어서 사태를 주시하고 있었다. 동네 아낙들은 처음에는 등뒤에 김씨부인이 자리잡고 서자 주저하며 자리를 뜰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내 김씨부인이 아무 질책도 안하고 오히려 신랑이 어떻게 하고 있냐고 묻기까지 하는 것을 보고 그냥 자리에 눌러앉아 계속 신방을 구경하고 있었다.

김씨부인이 가만 가만 마당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아낙들이 킥킥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김씨부인은 발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아... 벗긴다. 벗긴다.”

김씨부인은 다시 참지 못하고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아낙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쿡 찔렀다. 뒤를 돌아다보는 아낙에게 소리는 내지 않고 입모양으로 물었다.

‘뭘?’

아낙이 자신의 머리를 가리켜 보였다. 즉, 신부의 족두리를 벗기고 있다는 뜻이었다. 아낙은 금새 머리를 돌려 또다시 방문 안을 열심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잠시후 아낙들이 몸을 배배 꼬면서 숨죽여 웃으며 몸을 떨기 시작했다. 김씨 부인이 다시 아낙의 옆구리를 찔렀다.

아낙이 뒤를 돌아보더니 이번에는 가슴께를 여는 동작을 해 보였다. 즉 신부의 저고리를 벗긴다는 뜻이었다.

잠시 후 아낙들이 ‘어머 어머’하고 들릴 듯 말 듯 입 모양을 해 보이는 것이었다. 다시 김씨부인이 아낙의 허리를 찌르자 아낙이 치마를 푸는 시늉을 해 보였다. 김씨부인은 50이 다된 나이에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이제 이 아낙들을 쫓아 내야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고민했다. 당연히 be틂뻬蔘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김씨부인은 그러지 않았다. 끝내 자신의 막내 아들이 첫날밤을 훌륭히 치르는지 알고싶었다. 점점 긴장은 고조되고 아낙들의 키득거리는 입모양과 배배꼬는 몸동작이 심해지는 순간 아낙들이 동시에 소리를 내었다.

“앗!”

“안돼!”

김씨부인은 아낙들이 말해주지 않아도 사태를 알 수 있었다. 방문 쪽으로 병풍이 쳐진 것이다. 촛불에 비추어 자신의 아들이 기우뚱 기우뚱 해가며 방문에 병풍을 치는 것이 보였다.
누군가가 아들한테 그러는 거라고 알켜준 듯 했다. 신부를 위해서는 다행한 일이었다. 이윽고 잠시 시간이 지나자 불까지 꺼져서 방안이 어두컴컴해졌다. 아낙들은 아쉬운 한숨을 내쉬며 방문 앞에서 내려와 각자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김씨부인은 몰래 방문 앞에 다가가 귀를 바짝 가져다대고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어보려고 애썼다. 눈으로 볼수는 없더라도 신랑 신부가 합방을 하고 있다면 무슨 소리라도 들릴까 해서였다. 하지만 한참동안 귀를 기울여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허리만 아파왔다. 김씨부인은 한숨을 내쉬며 발걸음을 돌렸다. 방안에 들어와 누워서 잠을 이루려고 했지만 한가지 생각이 떠오르며 잠이 오지 않았다.

‘준식이가 남녀간의 일을 알 나이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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