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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1일 목요일

망각의사슬-21부

진석은 차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이제는 겨울의 끝자락을 향해 달리고 있는 바깥 세상의 풍경도 기나긴 겨울동안 동면에 잠들어있던 삶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서서히 깨어나려는듯 그 운치가 나날이 새로와지고 있는듯 했다. 하지만 진석은 그런 세상의 기운과 달리 냉랭한 기운으로 마주선 수진과의 관계를 떠올리며 답답한 마음을 가눌수가 없었다.

벌써 한주일째 수진은 그날 다툼이후 진석과 시선도 마주치지 않으려했고 의식적으로 진석을 피하려했고 진석 또한 그런 수진의 태도에 반발이나 하는듯 역시 무관심하게 수진을 대했다.
" 뭘.. 그렇게 생각해요.... "
" 아닙니다.. 그냥 경치 구경하고 있었읍니다... "
생각에 잠겨있던 진석에게 희진이 갑자기 물어오자 진석이 자세를 고치며 답을했다.
" 그나저나.. 뜻밖이네요.. 진석씨가 제 초대해 응해주리라곤 생각 못했는데... "
" 그냥 요새 답답한 일이 있어서.. 바람도 쐴겸..... "
" 후후.. 너때문에 나선게 아니니... 좋아하지 말라고 못박으시는것 같네요... "
" 아닙니다.. 그런건... "
" 후후.. 상관없어요... 어쨌든 이렇게 같이 나섰으니까요... "
" ...... "
희진의 말에 다시 진석이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차창밖으로 향했고 그런 진석을 희진이 한번 흘끗바라보다 알수없는 미소를 입가에 지으며 다시 운전에 열중했다.

진석은 홧김에 희진을 따라 나섰지만 마음이 무거웠다. 이번 희진과의 여행이 끝나면 수진은 새로 얻은 아파트로 짐을 옮기고 난뒤일 것이다. 그런 생각에 미치자 진석은 이내 희진을 따라 나선것을 후회했지만 이제와서 돌아가겠노라고 말을 할수는 없었다.
" 흠..... "
진석이 그런 답답한 마음을 잠시 풀어보려는듯 길게 숨을 들여 마신뒤 이내 숨을 길게 내뿜자 희진이 그런 진석을 다시한번 바라보았지만 진석은 아무일 없다는듯 창밖으로 시선을 향한체 물끄러미 창밖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 야.. 민 희진 오랫만이다... "
" 잘 있었어.... "
청평 근처에 자리한 희진의 친구네 별장에 들어서자 이미 도착한 희진의 친구인듯한 여자가 반갑게 희진을 맞고 있었다.
" 넌... 모임아니면 만나기가 왜 그렇게 힘드냐... "
" 후후.. 워낙 바븐 몸이잖니.. 내가... "
" 그런데... 옆에 계신분은.... "
그때까지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희진의 옆에서 멀뚱히 서있던 진석을 그제서야 발견한듯 희진의 친구가 물어왔다.
" 음... 내 애인... 멋있지... "
" ....... "
희진이 친구의 물음에 옆에있던 진석의 팔짱을 끼며 애교스러운 표정으로 친구에게 말하자 진석은 조금 당황스러운 몸짓으로 그런 희진을 바라보았다.
" 야.. 민 희진이.. 애인이라.. 놀랄일이다... 안녕하세요... 정 지연이예요... "
" 네.. 박 진석이라고 합니다... "
" 놀랄 일이네요.. 희진이가 남자분을 모시고 온건 처음인데... "
" ....... "
" 들어오세요.... "
" 들어가요.. 진석씨... "
" 네... "
여전히 진석의 팔장을 낀체 희진이 진석을 당기자 진석이 짧은 대답과 함께 희진의 팔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섰다.

" 희진아... "
" 기집애 왔니.... "
" 안녕하세요.. 희진씨... "
진석과 희진이 안으로 들어서자 너뎃명의 남녀가 희진을 향해 동시에 인사를 건냈다.
" 다들 잘지냈죠... "
" ...... "
희진이 모두를 돌아보며 짧게 인사를 건낸뒤 다시 진석의 팔을 끌며 한쪽에 비어있는 쇼파로 진석을 이끌었다.

" 안녕하세요... 김 정아예요.. 이쪽은 제 남편이고요... "
" 안녕하십니까.. 강 현택입니다... "
" 네.. 처음 뵙겠읍니다... "
자리에 앉자마자 진석을 향해 희진의 친구인 정아라는 여자가 자신과 남편을 소개하자 정아의 남편이라는 남자가 손을 뻗어 악수를 청하자 진석은 그 손을 잡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 얘.. 숨좀 돌리고 인사나눠라.. 진석씨 당황하잖아... "
" 까르르.. 그런가... 너무 뜻밖이라 그런다.. 희진이 네가 남자분을 다 모시고 오다니.. 큰... 사건 아니니.... "
" 기집애두.... "
정아라는 친구가 희진의 말에 간드러진 웃음을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 저도 인사할께요.. 박 민아... 예요.. "
" 반갑습니다... 김 진용 입니다... "
정아라는 친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또다른 남녀가 인사를 건내자 진석이 거리탓에 고개를 숙이며 답례를 했다.
" 전 인사 드렸고.. 이쪽은 제 약혼자예요... "
" 정 현식 입니다.... "
" 박 진석 입니다... "
지연이란 친구가 옆에 있던 남자를 소개하면서 복잡했던 서로간의 모든 소개가 끝나자 지연이란 친구가 차를 내오겠다며 정아란 친구와 함께 부엌안으로 사라졌다.


" 친구들이 좀 시끄럽죠... "
" 아닙니다.. 재밌는 분들 같은데요.... "
" 그렇게 봐주시니 고맙네요... "
저녁 식사가 끝난후 시끄러운 대화가 오가는 자리를 잠시 피하기 위해 진석이 테라스로 나와 어두워진 하늘을 올려보고 있는 사이 희진이 테라스로 나서며 진석에게 말을 건냈다.
" 그래도.. 다들 착해요... 애들 남편들도 자상하고.... "
" 그런것 같네요.... "
희진의 말에 진석이 고개를 끄떡이며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쥬스잔을 들어 쥬스 한모금을 마셨다.
" 진석씨.... "
" 네.... "
" 전 말이예요.. 결혼 같은거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일 열심히 하면서 혼자 살고 싶었어요.... "
" ....... "
"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가 아시는 분의 소개라고 나가나 보라고 등을 떠밀길래.. 그날 그냥 나간거든요.... "
" 그러셨군요.... "
진석의 희진의 아버지와 자신의 작은 아버지가 친분이 있었다는 생각을 하며 이어지는 희진의 말을 주시했다.
" 그런데.. 그날 처음 진석씨를 보면서 묘한 도전심이 들었어요.... "
" 도전심이라면.... "
" 진석씨 태도가 오히려 마지못해 나간 저보다 더 시큰둥 했거든요... "
" ...... "
" 그래서... 오기가 발동 했었어요... 이 남자한테 본때를 보여주자 뭐 그런거... "
" 후후.. 그러셨군요... "
" 그런데... 마음이 변했어요... "
" 마음이 변하시다뇨... "
" 전 첫눈에 반한다.. 그 사람의 눈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수 있다.. 이런말 안믿었어요.... 그건 다 말잘하는 사람이 듣기 좋으라고 한소리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무리 뛰어난 직관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사람의 눈만을 보고 그 사람을 알수는 없잖아요.. 결국은 그 사람의 주위 환경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그 사람에 대한 신뢰를 가지는것 아닌가요... "
"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
" 그런데.. 그게 무너졌어요... "
" ...... "
" 진석씨를.. 두번째 만날때... 웬지 진석씨의 눈이 슬퍼 보였어요... 무엇때문에 그런건지 제가 알수는 없었지만... 그런 진석씨의 눈을 바라보면서... 이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
" 희진씨..... "
" 후후.. 너무 겁먹지 마세요... 그렇다고 진석씨에게 매달리겠다는 소리는 아니예요.
.. 다만...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저를 봐주실수는 없나요... "
" ...... "
" 진석씨한테 아무런 편견없이 제가 어떤 여자인지 알려주고 싶어요.... "
" ...... "
희진의 말에 진석이 조금 당황을 하다 이내 시선을 어두워진 주위 풍경에 묻어가자 그런 진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희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 바로 대답을 바라지는 않아요... 하지만 한번쯤은... 제말 신중하게 생각해봐 주세요.. "
" 희진씨... "
" ...... "
희진의 말에 무언가를 이야기 하려는 진석이 고개를 돌리자 순간 희진이 진석의 목을 감으며 입술을 덮쳐왔다.
" 으음... "
" ..... "
그런 희진의 행동을 만류하기 위해 희진의 몸을 밀었지만 희진은 팔에 힘을주며 진석의 목에 매달린체 더욱 세차게 입술을 부벼왔다.
" ...... "
" ...... "
그렇게 희진이 진석의 입술을 탐닉하자 진석의 손이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희진의 허리를 안아갔다.

" 후우... 미안해요... "
" ...... "
희진이 입술을 떼며 진석의 턱에 이마를 기댄체 말을 건내자 진석이 그런 희진의 허리를 안은체 멍하니 서있었다.
" 저.. 헤픈 여자라고 욕하지 마세요.... 여태 이런적 없었어요.... 진석씨.... "
" ...... "
" 진석씨 마음에 제가 들어가면 안되나요... "
" 희진씨..... "
" 알아요... 만나지 얼마되지 않은 여자가 이런말 한다는게 얼마나 우스운지.... 하지만 진석씨한테 여자이고 싶어요.... "
" ...... "
말을 마친 희진이 다시 진석의 입술을 찾아 들었고 그런 희진의 행동을 진석이 만류하지 않자 희진이 자신의 허리를 감고있는 진석의 한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위에 얹었다.
" ...... "
" 느껴봐요.. 진석씨.. 제 가슴에서 외치고 있는 소리를.... "
" ...... "
희진의 말을 듣던 진석이 가만히 손을 움직여 희진의 가슴을 옷위로 움켜쥐었다.
" 으음.... "
" ..... "
진석의 손길에 희진이 짧은 탄성을 토하며 진석을 끌어안자 진석의 다른 한손이 서서히 희진의 허벅지를 훑어가며 원피스 치맛자락 안쪽으로 스며들어갔다.
" 하...... "
" ...... "
희진은 이미 이런일을 예상이나 하고 있었다는듯 팬티안에 숨어있는 희진의 꽃잎이 서서히 젖어들고 있었고 그런 희진의 반응은 팬티위에 머물고 있는 진석의 손끝에 그대로 전해졌다.
" 진석씨.. 안으로... "
" 희진씨... "
그렇게 자신의 팬티 위에서 머물고만 있는 진석의 손길이 아쉬운듯 희진이 손을 뻗어 진석의 손목을 이끌어 자신의 팬티 안으로 밀어넣자 진석의 손끝으로 까실한 희진의 음모가 느껴졌다.

" 희진아... 야.. 민 희진... "
그 순간 안에서 희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두 사람은 황급히 서로에게 떨어지며 옷을 추스렸다.
" 두 사람 여기서 뭐해... 사람들 기다리잖아... "
" 어... 응.. 알았어.... "
" 알겠읍니다.... "
" 어서 들어오세요.. 진석씨... "
지연의 말에 두 사람은 어색한 몸짓으로 대답을 하며 다시 안으로 들어서는 지연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희진이랑.. 진석씨... 밖에서 뭐한데니.... "
" 몰라.... 그냥 서있던데... "
거실에선 남자들이 술 자리를 벌이고 있는동안 지연과 정아가 부엌에서 과일을 깎으며 진석과 희진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희진이 기집애.. 벌써 작업 시작한거 아냐... "
" 얘.. 누가 듣겠다.... "
" 뭐.. 내가 없는말 했니.. 희진이 기집애 내 친구지만 그동안 남자 한두명 갈아치웠니.. "
" 후후... 하긴 희진이 때문에 여러 남자 울었지... "
" 저 남자도 그런 남자중에 하나겠지... "
" 글쎄.. 모르지.. 근데 이제껏 희진이랑 어울린 남자들이랑 분위기는 틀린것 같지는않니.... "
" 그런것 같기는해..... 희지닝 기집애 또 그런거라면 진석씨만 불쌍한거지... "
" 후후... 뭐 두고보면 알겠지... "

" 두 사람 밖에서 뭐하신 겁니까.. 뽀뽀라도 하고 오신겁니까... "
" 현택씨.. 그러면 꼬집어 줄꺼예요.... "
거실안으로 들어서는 희진과 진석을 바라보며 정아의 남편인 현택이 너스레를 떨자 희진이 눈을 흘기며 현택을 노려 보았다.
" 진석씨.. 뭐하십니까.. 한잔 하시죠... "
미나의 남편인 진용이 진석에게 술잔을 건내는 시늉을 하며 진석에게 앉을것을 권했다
.
" 자.. 오늘은 새롭게 등장한 진석씨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진하게 한잔 마십시다... "
" 건배 합시다.... "

진석이 자리에 앉자마자 현택이 진석을 반긴다는 말을하자 지연의 약혼녀인 현식이 건배를 청했고 나머지 사람들이 잔을 들며 그에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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